매일신문

도심상권 죽이는 지자체 축제…시내는 "연중 불경기"

문경 대부분 외곽 개최…산악지대만 와글와글

대규모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는 문경의 주요 축제들이 주요 비도심지역에서 개최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시내로 유인하지 못해 침체된 시내 상권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3억 5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치르는 문경 최대 규모 축제인 '제9회 한국전통찻사발축제'가 올해 역시 도심인 점촌동에서 30km 떨어진 문경새재에서 4월28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찻사발축제는 전통 망댕이가마에서 만든 다완과 항아리 등을 전시·판매하는 축제로 지난해의 경우 대구·경북과 수도권 등지에서 관광객 30여만 명이 찾아 인근 일대가 북새통이 됐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도심과의 먼거리 때문에 문경새재 인근 식당가와 온천 등을 방문한 뒤 되돌아가 버려, 오히려 축제기간 동안 시내는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음식점 사장 이모(45·점촌1동) 씨는 "문경새재 식당가는 연중 불경기가 없지만 시내는 최근 한 달 수입이 50만 원도 안돼 폐업하는 점포가 속출한다."며 "찻사발축제 기간에는 시내 손님마저 문경새재로 빼앗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각각 관광객 10만 명이 방문한 오미자축제(9월)와 마운틴축제(10월)도 마찬가지다.

오미자축제는 시내에서 50분 거리인 동로면에서, 마운틴축제는 문경새재 인근 산악 등지에서 열려 도심 상권 활성화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도심인 점촌동은 지난 94년 폐광 이후 계속되는 인구 감소에다 상권의 타지역 유출 등으로 중심상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점포 대부분이 슬럼화된 상태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별다른 인프라가 필요없는 찻사발축제의 경우 시내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도심 개최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다른 축제도 미리 준비하면 도심 분산개최 해법이 있다."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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