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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환상의 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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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내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나를 찾아 가는 여행은 두근거림과 두려움이 뒤섞인 길이다. 그 미로로 들어가는 길에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이 책은 나에게로 가는 길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일러주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환상의 정신분석'은 저자가 '프로이트 라캉교실'에서 열린 세미나 녹취록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정신분석 강의를 책으로 접한다는 점도 있지만 프로이트와 라캉의 욕망과 환상론을 같이 살펴보는 것도 책 읽기의 즐거움이다. 또한 유식불교와 정신분석을 비교해놓은 것이 눈에 띈다.

자기 자신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끈기 있게 읽어나가 보라. "아하! 이거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불안의 요인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환상은 왜 나타나는지를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말(言語) 이전에는 무(無)의 공간이었다. 말이 생겨나면서 말에 등록된 순간 욕망이 붙게 된다. 욕망이 환상에 옷을 입힌 것이다.

환상은 실제 경험보다 더 억압에 처해져야 할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변형 왜곡되어 나타나고 환상은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현실의 변형이라고, 환상은 주체의 욕망이 만들어낸 상상적 각본이고 욕망과 환상은 볼트와 너트의 관계와 같다고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기억은 실제 경험과 어린 시절의 생각과 환상으로 이루어진다. 잊혀진 기억이 잊혀진 환상이다. 그래 환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환상은 현실계에 대한 일종의 방어작용이다. 환상이 심리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병에 걸리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결핍된 인간이기에 조금씩 신경증과 강박증을 가지고 산다. 그런 자신을 인정한다면 신경증과 강박증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벗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인정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자기를 꽁꽁 묶어 무의식에 가두어 두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엉뚱한 곳에서 '반죽 속의 형상'처럼 억압된 것이 이리저리 삐져나오게 된다. 이 봄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행을 권하고 싶다. 살면서 내 속에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

박지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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