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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비오는 날이라야 여유있는 농촌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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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옷 매장에서 봄을 제일 먼저 실감하고, 길가에 자리 깔고 앉아 자글자글한 손으로 쑥이며 봄나물을 만지고 있는 할머니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유난히 올해는 봄비가 자주 내립니다.

아이들 등교를 챙기며 더 부산을 떨고, 아침 일이 끝나고 나면 친정에 전화를 합니다. 과수원 농사일에 바쁜 친정 엄마와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라야 여유있게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엄마, 비 오는데 뭐하세요?", "밭에 가서 빨래 삶아온다." 밭에서 무슨 빨래냐고요?

친정엔 과수원에 옛날 살던 집이 있고, 그곳 마당엔 솥을 걸고 불을 지필 수 있는 아궁이가 있습니다. 엄마는 그곳에서 한 번씩 대량으로 빨래를 삶습니다.

장작불을 때고 수돗가에서 빨래 방망이로 탕탕 쳐서 헹구어내면 속이 시원할 정도로 하얗게 빨린다고 합니다.

늘 그렇듯이 농촌의 봄은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지요.

밭에 거름 넣고 고랑 지어 비닐 씌우고 품앗이 다녀야 하고….

그런 엄마가 하루 쉬면서 일상의 스트레스와 걱정거리들을 빨랫방망이를 두드리며 날려버리는 날이 바로 비가 보슬보슬 오는 날이랍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면 엄마 눈엔 물기 머금고 쑤욱 자란 싹들이, 어린잎들이 보이겠지요. 봄비는 바쁜 농사일에 잠시 쉴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옛날 마냥 기분들 뜨던 봄비보다 엄마의 피곤을 하루 달래주고 엄마의 눈에 기쁨을 주는 고마운 봄비가 나는 더 좋습니다.

올해도 많은 날 밭에서 보내실 엄마를 위해서 한 번씩은 봄비 같은 따뜻한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홍애련(경북 영주시 영주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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