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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친정 엄마 생긴 베트남인 김 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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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울리자 '엄마' 하고 뛰어나와

'딩동~'

대구 동구 신기동의 한 가정집.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마자 느옌 띠 김 탄(20·여·베트남) 씨가 방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현관문 밖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탄이야, 엄마 왔다." 탄 씨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 엄마에게 와락 안겼다. 한국인 엄마 박순자(63·여) 씨였다.

"엄마"

발음은 어색했지만 '엄마'라는 두 음절은 또렷했다. '엄마'라는 말엔 반가움, 설렘,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지난 5일 처음 얼굴을 본 뒤 다섯 번째 만남. 이들은 지난 3월 대구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남구청의 '찾아가는 돌보미 서비스-친정 엄마가 생겼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는 친정 어머니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인과 외국인 며느리들을 연결해 노인 일자리도 마련하고 외국인 며느리들의 한국 사회 적응도 돕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일주일에 3번 탄이를 찾아옵니다. 한 번 올 때마다 2, 3시간밖에 있어주지 못해 아쉽지만 아직 전화통화를 할 정도로 탄이가 한국말을 잘하진 못해요."

아직은 한국말이 서툰 탄 씨. 눈빛을 봐야 말이 통한다는 이들은 그래도 영락없는 모녀의 모습이다. '얼마나 정을 주고 싶었겠느냐.'며 눈물을 글썽이는 박 씨를 보며 탄 씨는 슬며시 박 씨의 손을 잡았다.

기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지만 이들 사이는 딱딱한 계약관계가 아니다. 한글공부와 한국문화 배우기는 기본, 봄 기운을 만끽하러 함께 나들이에 나서기도 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젠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이들. 박 씨는 "한국말이 어눌하고 서툰 '딸'이지만 눈빛으로 이미 다음 말까지 척척 알아챌 수 있다."고 했다.

대구에서 박 씨와 탄 씨처럼 '딸-친정엄마' 사이로 만나고 있는 이들은 모두 10쌍. 국제결혼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은숙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상담실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문화를 배울 기회가 부족한 20대 초반의 외국인 며느리들과 삶의 지혜와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들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것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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