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이어 유럽연합(EU)과의 FTA협상이 시작된다. 정부는 내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EU와의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다음달 7∼11일 서울에서 한'EU FTA 1차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미 FTA로 받은 '탄력'을 한'EU FTA 협상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EU FTA는 한'미 FTA처럼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협상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U는 우리나라가 상당 규모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EU 25개국의 수입시장 규모는 4조 300억 달러로 미국 시장의 2.4배에 달한다. EU는 중국에 이어 우리의 2대 수출시장이며 중국과 일본, 미국에 이어 네 번째 교역상대국이다. 한국과 EU의 교역구조를 산업별로 보면, 우리는 IT, 수송기계 분야에서, EU는 화학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등 보완적인 관계다. 따라서 교역 파트너로서의 중요성, 산업구조의 보완성 등을 감안할 때 한'EU FTA 협상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한'EU FTA는 한'미 FTA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구조조정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고 한다. 게다가 농업문제는 EU측도 보호주의 입장이어서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 제약, 화장품 분야 등은 쟁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 해도 피해를 입는 부문은 생기게 마련이다. 한'미 FTA 체결 때처럼 피해 산업에 대한 조사와 대책 수립을 소홀히 하면 또다시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EU FTA가 '低(저)비용-高(고)효과'가 예상되는 '보약'이라 해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미 FTA처럼 '밀실 협상'이 돼서도 안 되며 졸속 타결은 더더욱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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