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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우 투 리드' 시리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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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은 '가볍게, 가볍게'가 모토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사를 엿보게 하는 출판경향이다. 그러나 책은 지성과 지각의 도구다. 이번에 묵직한 시리즈가 하나 출간됐다.

영국 그란타 북스(Granta Books)의 '하우 투 리드'(How To Read) 시리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타이틀에서 이미 '읽는다' '느낀다'는 것이 강하게 전해진다.

비트겐슈타인, 셰익스피어, 마르크스, 니체, 히틀러, 다윈, 프로이트, 라캉, 데리다, 성경 등 10권의 책이 1차분으로 번역 출간됐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책은 대부분 연대기나 이론을 요약 설명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그들의 사상과 쟁점, 직접 한 말, 최초의 생각 등이 담긴 원전 텍스트와 맞대면하는 매력을 던져준다.

400여 년이 지났지만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현대 정신분석학의 거대한 흐름인 프로이트와 라캉에 이르는 사상의 원류, 히틀러와 마르크스와 인류의 원류를 캔 다윈의 개념 등 이 시대의 저변에 흐르는 위대한 사상을 꿰뚫을 수 있다.

이 시리즈가 돋보이는 것은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라캉 전도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슬라보예 지젝은 정신분석가 라캉의 개념을 풀어 썼고, 현대 철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비트겐슈타인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레이 뭉크가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을 그렸다.

리처드 할로웨이 영국 성공회 주교는 생애 꼭 한번 읽어야 할 책으로 성경을 분석했으며 국제니체학회의 편집자인 키스 안셀 피어슨은 니체를, 런던 미들섹스대학교 현대유럽철학과 교수인 피터 오스본은 마르크스를 각각 조명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연구원이었던 마크 리들리는 다윈을, '옥스퍼드 문학 비평'의 공동 편집장인 니콜러스 로일은 셰익스피어를, 노스웨스턴대 철학과 교수인 페넬로페 도이처는 20세기 후반의 주목받는 철학자 데리다를 각각 분석했다.

번역 또한 안인희, 김병화, 고병권 씨 등 국내 최고의 번역자들이 참여했다.

시리즈 책 말미에는 관심사별로 해당 저작, 인터넷 사이트 등 '함께 보면 좋은 자료'와 사상가의 삶과 여정을 담은 '사상가의 생애'를 밝히고 있다.

웅진지식하우스는 이들 10권 외에 사드, 사르트르, 융, 키에르케고르, 코란 등 세기의 저작과 위대한 사상가를 반년마다 4~6권씩 펴낼 계획이다. 각권 174~130쪽, 권당 9천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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