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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기대기, 왜소해지는 범여 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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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汎與(범여) 대선 주자들이 줄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찾아가는 풍경은 가관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김혁규 전 경남지사,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다녀갔고, 김근태'한명숙'이해찬 의원이 면담 요청 상태라 한다. 범여 주자들에게 DJ 방문은 필수 코스인 것이다. 방문 목적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대선 출마에 앞선 국가원로 예방 차원도 아니고, 복잡한 범여 상황에 대해 정치적 조언을 구하려는 발걸음 같지도 않다. 오직 DJ의 정치적 배경인 특정지역을 자신에게 끌어들이려는 인상만 두드러지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들이 DJ를 찾든 말든 그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자유의사일지 모른다. 정치인이 표를 좇아 영향력 있는 인사의 환심을 사려는 것 또한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DJ 품속'에서 취하려는 게 地域主義(지역주의)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아는 마당에서 곱게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지역주의는 두말할 것도 없이 망국적 지역감정을 되살리는 시대착오다. 반개혁이고 국민 모독이다.

동시에 DJ 품속에 안기어야 마음이 놓이는 대선 주자라면 정치적 미숙아다. 개혁과 시대정신을 외치면서 은퇴한 DJ에게나 힘을 얻으려는 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기대할 것인가. 너도나도 햇볕정책 찬양 일색으로 DJ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한번쯤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고개 숙이고 칭찬을 바라는 학생처럼 왜소하게 보일 뿐이다.

DJ도 과도한 현실 정치 개입에서 손을 떼야 한다. '은퇴한 대통령으로서 나서는 것은 나라에 좋지 않지만'하면서도 범여 진영을 진두지휘하는 듯한 언행은 구태정치다. 전직 대통령답게 품위를 지키고 처신해야 마땅하다. 지난해부터 호남을 오르내리는 DJ에게 국민은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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