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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뷰] "대구시민은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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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자로부터 항의성 전화가 걸려왔다. 이달 중순 예정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래머의 대구공연에 관한 것이었다. 하루 전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의 VIP 입장권은 8만 원인데 비해, 대구공연 입장권이 15만 원에 이르는 것은 '터무니없는 폭리'라며 해당 기획사를 비난했다. "대구시민이 봉이냐"는 것이었다.

"공공기관인 성남아트센터에서 기획한 공연은 수익성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적자가 나더라도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유치가 가능한 반면, 대구의 민간 기획사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입장권 가격을 단순히 비교해 폭리라고 매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소용이 없었다. "소비자인 시민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렇다. 수준 높은 클래식을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공연장과 뛰어난 기획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구의 구·군마다 마련된 시설들은 'OO회관'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다목적 용도로 지었기 때문에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장으로는 부담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또 지역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공연장도 시설이 낡고 뒤떨어져 자긍심은 고사하고 부끄러운 측면도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기획 예산도 '잘나가는' 수도권 지자체에 비해 열악하기만 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지난달 초 개관한 대구수성아트피아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구립 문화예술회관 형태지만, "대구를 대표하는 명품 공연장을 지향한다."고 분명하게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는 250만 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경북을 포함한 영남권의 문화예술적 욕구도 충족시켜야 할 사명을 지닌 도시인 만큼, 인프라의 재정비는 시급한 과제다.

최근 수년 사이에 세워진 많은 공공 및 민간 공연·전시 시설의 역할과 기능 조율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대구시민이 봉이냐?"는 하소연과 한탄 그리고 분노가 하루 빨리 사라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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