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뉴스타파는 '제보자 X'라는 별칭으로 가면을 쓴 채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는 지현진 씨를 집중 조명했다. MBC도 따라 붙으며 지 씨를 영웅처럼 만들었다.
일부 언론은 지 씨가 과거 사기와 횡령 등 전과 6범인 사실을 공개하며 "사기 전과자의 무조건적인 영웅화를 경계하자"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지 씨는 자신의 전과를 보도한 기자를 상대로 입막음용 고소를 하기 시작했고 진보 진영 역시 영웅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민변 출신 이영기 변호사가 이끌던 공익재단 호루라기재단은 이듬해 양심적 공익 제보자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지 씨에게 쥐어주기까지 했다.
# 최근 김어준의 유튜브에 나와 확인되지 않은 '공소 취소와 검찰 보완 수사권 거래설'을 제기했다가 '가짜뉴스' 진원지로 꼽힌 장인수 전 MBC 기자는 MBC 재직 시절 지 씨를 제보자로 적극 활용한 사람이었다. 지 씨만 믿고 '검언유착설'을 보도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토록 잘 맞았던 둘 관계가 이젠 남 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지 씨가 오랜 기간 동지처럼 함께 공동 취재를 해온 장 전 기자를 상대로 2억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고 뒤늦게 확인돼서다.
8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1월20일 지 씨를 상대로 열린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장 전 기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지 시에게 2억원을 돌려 주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지 씨는 장 전 기자에게 "좋은 주식 종목이 있다. 비상장사인데 주식을 사 놓으면 큰 수익이 생긴다. 원금 보장해 줄 테니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 이에 장 전 기자는 2021년 2월 1억원, 3월 5천만원, 4월 5천만원 등 총 2억원을 보냈다.
이 시기는 장 전 기자가 지 씨와 짜고 MBC 화면으로 '검언유착설'을 퍼트리던 때였다. 자신이 '공익제보자'라며 검찰 비난에 앞장선 지 씨와 지 씨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주던 장 전 기자는 한 켠에선 큰 돈 벌 꿈을 꾸고 있던 것이었다.
지 씨는 장 전 기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신기남 전 민주당 의원 이름까지 들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 씨는 "난 외국에 15억~20억원 정도를 은닉해 놨다. 호주 멜버른에 집 2채가 있는데 한 곳을 쪼개서 월세를 받고 있다"며 "신 전 의원의 형이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다. 그 사람 명의를 빌려 호주 국채도 사 놨다"고 했다.
장 전 기자는 소장에 "지 씨는 정치적으로 큰 사건을 제보했고 정의와 진보의 가치를 운운하며 방송까지 했던 사람이라 난 지 씨 말을 신뢰했다. 날 상대로 사기를 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썼다. 장 전 기자는 지 씨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돈을 보내줬으나 장 전 기자에게 원금 회수는커녕 수익금도 지급 받지 못했다.
장 전 기자의 원금 반환 요청은 거의 무시됐다. 돌아온 건 고작 1천560만원이었다. 지 씨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이자로 매월 120만원을 지급하다 2024년 12월부터는 장 전 기자 연락까지 끊어버렸다. 이에 장 전 기자는 지난해 5월 지 씨를 서울경찰청에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장 전 기자가 승소 뒤 지 씨로부터 돈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매일신문은 지 씨가 돈을 갚았는지 여부와 경찰 수사 결과를 장 전 기자에게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기남 의원은 "형님은 호주가 아니라 하늘나라 계신다. 오랜만에 웃어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 씨와 장 전 기자가 범죄자처럼 몰아갔던 이동재 채널A 기자는 결국 무죄를 받았다. 이 시기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 씨 전과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한 기자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난 일이 벌어졌다. 지 씨가 기자를 고소한 죄목은 '허위사실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었는데 이를 받아 든 경찰이 친절히 죄목까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변경해 검찰로 넘긴 것이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지 씨가 역으로 무고죄를 받을까 봐 경찰이 보호해 준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지 씨 뜻과 반대로 흘러갔다. 그 기자 역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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