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에서 구속된 구청장 선처 탄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관변단체가 통장들에게 용지를 나눠줘 주민 서명을 받도록 할 뿐 아니라, 공무원 대상의 서명 권유까지 일주일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1년여에 걸쳐 전국적으로 반복되는 선거법 등 위반 지자체장 구명운동이 또 재발한 모양새이다. 지역 경우에도 작년 8월엔 문경에서, 올 1월에는 영천에서 유사한 일이 있었다.
이런 행위는 이제 정말 시대 정신에 맞지 않게 된 구태일 뿐이다. 지금은 주민이나 공무원이 지켜내고 실현해 내야 할 최고의 가치가 권력자의 이익이 아니라 주민의 그것임이 제도로까지 천명된 세상이다. 보름 후면 발효될 '주민소환제'가 그 상징일진대, 지자체장이 법을 위반했다면 소환은 모르겠으나 그게 어찌 구명운동과 어울릴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개인의 아픔을 딛더라도 역사를 발전시켜 다음 세대의 짐을 가볍게 하려 해야 할 것인데 어떻게 또 특정인의 이익에 매달리느라 역사의 이익을 무시하자고 나서는지 놀라운 것이다. 게다가 그런 일에 공무원까지 태연히 동원하다니, 관료조직의 독립성을 망치고 자존심을 해쳐 결국엔 또 주민사회에 그 피해를 뒤집어씌울 행위조차 예사로 아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이런 구명운동들이 풍기는 인위적이고 조작적이며 누군가에 의해 사주된 듯한 냄새 또한 우리 현대사가 극복하고 뛰어넘어야 할 후진성 바로 그것일 터이다. 피의자의 잘잘못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이성적으로 내릴 사안일 뿐 더 이상 터무니없는 감성적 호소로 좌우하려 해 좋을 대상이 아님을 냉철하게 받아들이고, 진정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익이 누구의 것인지를 되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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