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디자이너 재발견] (6)김상현·안소영

편안하게 입는 흰색 티셔츠 한 장이라도 브랜드에 따라서는 7만, 8만 원, 많게는 수십 만 원을 호가한다. 그렇다고 시장표 티셔츠는 한번 입고 빨면 형태가 변형되기 일쑤. 값싸면서도 질 좋은 소재의 옷은 진정 없는 걸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 직접 패션 브랜드를 만든 젊은이들이 있다. 김상현(27) 씨와 안소영(27) 씨. 이들은 각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씨는 체육을 전공하다가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만의 사업 욕심으로 온갖 일을 벌였다.

한국에서 군고구마 기계를 들여 캐나다에서 군고구마를 팔기도 하고 회사를 차려 주류배달업을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면서 의류 사업아이템을 구상했다. 안 씨는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옷에 끌려 자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그 후 서울의 패션 전문 학원에서 3년간 패션 실무를 익혔다. 1년 남짓 의류 회사에서 일하던 안 씨는 친구 김 씨와 의기투합했다.

"어느 날 상현이가 '왜 한국엔 자라(ZARA) 같은 브랜드가 없을까'란 의문을 던졌어요. 베이직하면서도 디자인이 가미된 저렴한 브랜드가 필요한데 말이죠. 소비자로서 100% 공감하고 그 콘셉트에 맞는 샘플을 만들어봤어요.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죠."

브랜드 이름은 '드 블랑(De Blanc)'. 브랜드를 런칭한 지 2개월밖에 안 됐지만 벌써 인터넷 사이트(www.deblanc.co.kr) 회원이 550여 명이나 된다. 뉴욕 지사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나는가 하면 연예인들에게도 입소문을 탔다. 이들에게 투자하겠다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신생 브랜드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첫째도 소재, 둘째도 소재예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일단 최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명품과 같이 질 좋은 소재에다 저렴한 가격, 독특한 디자인이면 누구든 끌리지 않겠어요?" 김 씨는 투자 및 경영을 맡고 안 씨는 디자인 및 상품개발에 몰두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맡아줄 지역 업체도 발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아이템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독특하다. 흰색 셔츠이지만 오프 숄더, 등이 깊게 파인 티셔츠 등 디자인을 변형해 독특한 감성이 묻어난다.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런칭했어요. 외국에서도 통할 만한 제품을 만들 겁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 함께 지켜봐 주시지 않을래요?"

최세정기자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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