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기업 '환율 공습' 비상

원-달러 환율 910원대…위안화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수출을 주로 하는 성서공단 내 대웅섬유. 이곳 사람들은 조마조마하다. 올해 마지노선으로 잡은 원-달러 환율 910원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장석원 부장은 "하반기에 910원이 무너지면 수익률이 급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걱정했다.

원화강세가 이어지면 수출시장에서 제품가격이 저절로 올라가는 격이라는 것. 지역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 수입과 수출량이 거의 비슷해 직접적으로 환율의 영향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주납품처인 GM대우의 수출에 원화강세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이곳 임종덕 부장은 "원화 상승이 계속되면 수출 비중이 90%인 GM대우의 완성차 판매가 둔화될 수 있고 이는 결국 부품 납품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공습이 거세다. 3일 원-달러 환율이 918.90원을 기록,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떨어졌다. 지역 수출 기업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게다가 3일 위안화 환율도 사상 처음으로 7.5위안대인 7.5951위안으로 내려앉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05년 7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9% 상승한 것. 원화강세에다 위안화 절상까지 겹쳐 다가오면서 수출업계에서는 '환 태풍'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영호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 차장은 "국제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섬유나 자동차부품 등은 위안화 절상 바람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겠지만 원화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을 고려하면 위안화 강세로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이중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 차장은 "위안화 가치가 계속 상승하면 결국 원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수출이 늘더라도 이익은 계속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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