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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만 뽑아도 전기료 10% 절약…절전의 비결은?

▲ 주부 박미정 씨는 에어컨 사용하지 않기와 플러그 뽑기, 똑딱이 멀티탭 사용하기, TV 안방으로 옮기기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비싼 전기료에서 해방됐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주부 박미정 씨는 에어컨 사용하지 않기와 플러그 뽑기, 똑딱이 멀티탭 사용하기, TV 안방으로 옮기기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비싼 전기료에서 해방됐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복도식 아파트에 사는 주부 박미정(37·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최근 현관문에다 방충망을 달았다. 비싼 전기료가 드는 에어컨을 구입하지 않은 대신 현관문을 열어 집안을 시원하게 만들겠다는 것. TV도 안방으로 옮겼다. TV가 거실에 있으니 습관적으로 켜놓는 바람에 전기료가 더 많이 들었다. 박 씨는 "지난해 여름보다 올해는 1만 원가량 전기요금을 아낄 생각"이라고 했다.

에어컨·냉장고가 가장 사랑받는 계절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랑하다가는 가계부 쓸 때 눈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이 때문에 각 가정마다 '절전'을 위한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절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에어컨, 주범은 당신!

주부 김성정(43·대구 수성구 범어2동) 씨는 지난해 8월을 잊지 않고 있다. 한 달 전기요금이 17만 원이나 나왔던 것. 평소 4만 원가량의 요금을 낸 것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전기료를 문 셈이다. 에어컨 사용이 원인이었다. '막 쓰다 보니' 전기요금 누진제도에까지 걸려 더 많은 요금을 물었다. 김 씨는 자녀들에게 "엄마 허락 없이는 에어컨을 가동 못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에어컨은 '전력 하마'다. 에어컨 한 대를 사용하는 것이 선풍기 30대를 쓴 것과 같은 전력 소비를 가져온다. 더욱이 에어컨을 자주 이용하면 누진제에 걸려 평소보다 2, 3배 이상의 전기료를 내야 할 경우도 생긴다. 한종현 에너지관리공단 홍보교육과장은 "에어컨 사용만으로 평소보다 5만, 6만 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사용해야 한다면 냉방온도를 26~28℃로 맞춰놓아야 한다. 에어컨 사용시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는 것도 필수. 직사광선을 막아 냉방효과가 15%가량 높아진다.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 선풍기 바람이 찬 공기 순환을 더욱 활발하게 해 20, 30%의 냉방 효과를 낸다.

한 과장은 "에어필터에 이물질이나 먼지가 끼면 찬 공기 배출에 장애가 생기므로 2주에 한 번씩 필터 청소를 해주는 것도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안재홍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한여름이 되면 에어컨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해가 저물면 집 안에 통풍을 시키고 부채를 사용하면 의외로 시원하다."고 말했다.

◆다른 가전제품은?

냉장고는 내부 음식물이 냉장고 용량의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이 가득 차면 찬 공기 순환이 어려워 전력 소비가 많아진다. 또 뜨거운 음식은 반드시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안 사무국장은 "휴가를 떠나기 전 에너지 단속도 중요하다."며 "냉장고에 오래 넣어둬 변질될 음식은 과감히 '구조조정'해 휴가를 떠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탁기의 경우 세탁량이 많건 적건 전기량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세탁물을 한꺼번에 모아 세탁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주부 박미정 씨는 "흰색과 검은색, 삶을 빨래 등을 나눠 모아두었다 세탁하는 것도 절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풍기는 강·중·약 조절에 따라 전력소모량이 10W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연풍과 가까운 풍량으로 맞추는 것이 효율적이다. 2시간 이상 켜놓는 것보다 20, 30분 간격의 터이머를 사용하면 절전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플러그 뽑기 생활화

안 사무국장은 "몇 달 전부터 집 안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를 해봤는데 한 달 요금 차이가 1만 원 이상 됐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 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것은 보통 놓치기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에 따라 낭비되는 대기전력이 만만찮다. 가정에서의 전력 사용량의 11% 정도가 대기 전력으로 낭비되고 있는 실정. 이런 이유로 낭비되는 대기 전력을 '전기 흡혈귀'라 부르기도 한다.

안 사무국장은 "플러그 뽑기를 잘만 하면 많게는 한 달에 3만 원 이상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뽑기 실천만 잘 지키면 1년에 한 달 정도는 공짜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 플러그 뽑기가 정 귀찮다면 '똑딱이 멀티탭'으로 교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똑딱이를 쓰면 굳이 플러그를 뽑지 않더라도 뽑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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