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위 먹었나…공격도 수비도 맥빠진 삼성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은 6월 개인 통산 2천 안타를 달성하는 등 각종 타격 부문에서 새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그가 더 인정을 받는 부분은 항상 그라운드 안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 내야 땅볼 때 전력 질주는 기본이고 팀이 많은 점수 차로 뒤지고 있더라도 타석에서 포기하는 법이 없다. 그가 팬들로부터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삼성이 보여준 모습은 최고참 양준혁의 열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위를 먹은 탓일까. 이날도 프로답지 않은 수비 실수가 이어지고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가는 깊숙한 타구를 치고도 심정수가 제대로 뛰지 않는 등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도 맥이 빠져 있었다. 타석에선 장거리포가 아님에도 정확하게 맞히기보다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타자들의 자세도 문제.

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는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전날 2대8로 SK 와이번스에 대패한 데 이어 이날도 3회에만 6점을 내주는 등 6대10으로 무너져 더위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아 끝까지 응원을 한 4천여 관중들을 실망시켰다.

1회초 두산은 2점을 먼저 따냈다. 김현수의 우중간 2루타와 고영민의 볼넷에다 삼성 선발 안지만의 공이 포수 뒤로 빠지며 1사 2, 3루가 됐고 김동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 때 우익수 김창희의 홈 송구가 너무 높아 홈 플레이트 뒤 본부석 쪽으로 날아드는 바람에 2루 주자마저 득점에 성공했다.

2회말 삼성은 박진만(4타수 2안타 1타점)의 2루타에 이어 진갑용의 중전 안타로 1점을 따라붙고 2사 1,3루에서 박한이(4타수 2안타 1타점)의 적시타로 2대2 동점을 만들었지만 3회초 두 차례 수비 실수로 1점을 헌납하는 등 6점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중견수 박한이는 두산 이종욱이 친 타구가 외야 펜스를 맞고 나오자 이를 잡다 더듬었고 중계 플레이를 하려던 2루수 신명철은 박한이가 던진 공을 뒤로 빠트렸다. 이 틈에 이종욱은 홈까지 내달아 득점을 올렸다. 공식 기록은 2루타.

2사 이후 삼성은 5점을 더 내줬다. 고영민에게 볼넷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해 순식간에 점수차는 순식간에 2대8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7회말 1점을 내고 8회말 박진만의 좌월 1점 홈런, 9회말 김한수의 2점 홈런이 나왔지만 더 이상 추격하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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