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가 검찰에 고소장을 내는 것을 보고 끝까지 갈 줄 알았다. 그는 자신의 1982~95년 부동산 매입 현황을 보도한 언론사와 이걸 갖고 이 후보 차명 재산 의혹을 제기한 박근혜 후보측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펄펄 뛰었었다. 이 후보 캠프 또한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편들었다. 당연히 김씨와 이 후보측에서 철저한 수사 촉구와 수사 협조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아니었다.
막상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한나라당과 이 후보측은 '왜 특수부가 맡느냐' '이명박 죽이기냐' 하며 안절부절못했다. 수사 과정에서 어떤 불똥이 튀어나올지 모를 것이란 뒤늦은 불안감이었다. 제 발로 검찰을 찾아간 때 기세와는 완전 딴판의 허약한 모습인 것이다. 그 같이 형편없는 전략과 판단력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 후보 캠프는 명예훼손 고소가 김씨 개인의 결정이라고 밀쳐내지만 곧이 믿을 사람은 없다.
이 후보측의 고소 취소 소동은 깊은 자책골의 상처를 남겼다. 검찰이 손을 대면 드러날 게 적지 않을 것이라는 그늘진 인상을 주고만 셈이다. 김 씨로부터 고소당한 언론사가 이 후보의 친인척 부동산을 샅샅이 추적하고 있는 것도 물러선 배경이라는 얘기가 있다. 세간에 떠도는 '약점 많은 후보'라는 소리를 스스로 껴안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후보는 '아무 문제없다'는 원론적 말만 되풀이해 가지고는 신뢰를 얻기 어려워졌다. 무대응 원칙을 내세워 라이벌들이 제기하는 허위사실까지 입증해야 하느냐고 일축하기에는 명분이 약해졌다. 자신과 형, 처남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부동산 의혹에 대해 자기 입을 통해 소상하게 석명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고소 취소가 의혹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당 검증위를 이유로 삼지 말고 이 후보가 직접 나설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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