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과 연꽃은 타이밍…"연꽃 보러 오세요"

오후 3시, 꽃들의 마음이 닫힌다

"연꽃 보러 오세요."

연꽃의 계절이다. 전국의 크고 작은 연못에는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한다. 연은 매년 7월 15일경부터 8월 20일경까지 꽃을 활짝 피운다. 연꽃을 보기 위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연은 전국에서 대구지역이 으뜸이다. 대구지역의 연 재배면적은 220ha 정도로 전국 면적의 절반에 이른다. 정남식 대구시농업기술센터 기술담당관은 "연꽃은 해가 뜨면서 활짝 폈다가 오후 3시쯤 꽃잎을 닫기 때문에 오후 3시 전에 가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면서 "연밭에서 함부로 꽃이나 연을 꺾으면 뿌리 전체가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동구 안심지역

대구에는 연밭이 많다. 대부분 식용 연이다. 그 중에서도 동구 안심지역 사복동과 대림동에 걸쳐 있는 연근 단지는 광활하다. 매년 수확하고 새로 심기 때문에 꽃은 많이 피지 않지만 7, 8월이면 장관을 이룬다. 대구에서 영천 방향으로 가다 고속국도와 만나는 대림육교 바로 앞에 있는 신호등에서 우회전해 대구시 지하철 차량기지창 정문 쪽으로 비켜가면 광활한 연밭이 보인다. 기지창 정문을 지나 보이는 공장 사이 길을 따라가면 넓은 늪이 나온다. '점새늪'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자생연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으며, 옆 밭에는 꽃이 하얀 백련이 피어 있어 신기하다.

영천간 국도에서 보면 지하철기지창과 금호강 사이의 농토에 모두 연이 심겨 있다. 이 연밭 끝에는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넓은 늪에 연을 비롯한 많은 수생식물이 자라고 오리와 물닭 등 새들도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이 습지 너머에 금호강이 있기 때문에 산책하기 좋다.

▶경산지역 연못

경산지역은 저수지가 많다. 농민들은 농토는 넓지만 강이 없기 때문에 둑을 막고 물을 가두어 농사를 지었다.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 여러 곳 있다. 경산시 삼풍동 영남대학교 서쪽 대운동장 위로 버드나무가 있고 그 너머로 잡초가 우거진 낮은 둑이 보이는데 이곳이 '삼천지'이다. 수심이 깊은 곳을 제외하고 온 못에 연이 자란다. 연꽃이 피는 계절에 못둑에 서면 연꽃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 도로 쪽 둑에 잡목들이 우거져 있어 눈여겨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쉽다.

삼천지에서 영남대 정문을 지나 약간 언덕을 오르면 압량면 소재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100여m 전방에 있는 신호에서 우회전해 자인 방면으로 1㎞ 정도 지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200m 정도 가면 못둑이 차도인 넓은 저수지가 나온다. 이곳이 '갑못'이다. 이곳도 저수지 전체가 연으로 덮여 있다.

갑못에서 압량면 소재지로 나와서 하양 방향으로 2.5㎞를 가면 오른쪽으로 현흥초교가 나온다. 학교를 지나 바로 우회전해 계속 가면 윤성아파트가 나오고 앞에 넓은 연못이 보인다. 이곳은 연지다. 남쪽 둑에 올라서면 온통 연 천지다. 이 연못의 특징은 사방이 못둑이다. 그리고 못 안의 동북쪽과 남서쪽 두 곳의 극히 작은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가 연으로 뒤덮여 있다. 연꽃이 만발한 둑길을 걷다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청도 유등연지

대구에서 팔조령 터널을 지나서 4㎞ 정도 달리면 양원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유등리 방향으로 좌회전해 2㎞정도 가면 '유등연지'가 보인다. 연못 동쪽에는 군자정(君子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정자는 1531년 세운 후 여러 차례 중수했는데 현재의 건물은 1970년에 세워진 것이다. 둘레가 700m 정도인 이 연못에는 중앙지점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연으로 덮여 있어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낚시꾼들과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다. 아직까지 연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오는 20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군자정 입구에서는 연꽃을 한 송이 1천 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다양하고 색다른 연꽃

대구시 동구 방촌동 농업기술센터를 찾으면 꽃이 노란 황연을 비롯해 가시연, 밤에만 피는 야개수련 등 총 100여 종의 다양한 연을 구경할 수 있다. 또 대구시농업기술센터는 8월 3일부터 12일까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연꽃 전시회를 연다. 연 30종과 수련 70종, 수생식물 10종이 선보인다. 문의 053)982-3813.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음식과 연은 궁합이다

연은 연근만 먹는 것이 아니다. 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는 술과 음료수,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정남식 기술담당관의 도움말로 차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연잎차

1. 연잎을 깨끗한 물에 씻는다.

2. 연잎을 2, 3mm 넓이로 잘게 썬다.

3. 불을 약하게 지피면서 연잎을 넣고 덖는다.

4.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해 보관한다.

▶연꽃차

1. 녹차를 준비한다.

2. 개화 2일차 꽃을 채취해 온다.

3. 꺾어 온 꽃을 물병에 한 송이씩 꽂는다.

4. 한 송이에 차를 30g 정도 넣고 꽃봉오리를 묶는다.

5. 하루 정도 지난 뒤에 꽃 속에 넣은 차를 털어낸 뒤 깨끗한 장소에서 말린다.

6. 이 작업을 수차례 반복하면 향이 좋은 고급차를 만들 수 있다.

▶연근차

1. 연근을 깨끗하게 씻은 후 껍질을 깎거나 그대로 사용한다.

2. 연근을 둥글게 썰거나 통기구멍을 따라 자른 후 네모나게 작게 썬다.

3. 이것을 잘 말린 후 150~200℃에서 10분에서 30분 정도 볶는다.

4. 말릴 때 색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식초를 약간 탄 물에 씻어서 말린다.

모현철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