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할 일은 음식점밖에…?"
일자리가 줄면서 직장을 잃었거나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음식점이다. 그렇지만 만만하게 보고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업종은 결코 아니다. 해마다 1만 개 가까운 음식점이 새로 생겼다가 없어지길 반복하고 있다.
서영일 한국음식점협회 대구시지회 총무부장은 "일자리가 없으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점에 덤벼드는 경향이 있지만 창업 첫해에 주인의 3분의 1이 바뀐다."고 했다.
2005년 대구의 음식점 수는 2만 2천 개이고 종사자 수는 5만 5천여 명이다. 10년 전에 비해 업체 수는 3천 개, 종사자 수는 1만 5천여 명이 늘었다.
유흥업소의 증가율도 음식점에 못지않다. 2005년 유흥업소는 7천 개이고 종사자 수는 1만 6천여 명이다. 10년 전에 비해 업체 수는 1천200개, 종사자 수는 4천여 명 증가했다. 이 중 여성 접대부를 고용할 수 있는 일반 유흥주점이 95년 568개(종사자 2천170명)에서 2005년 1천201개(4천683)로 늘어났다는 점이 흥미롭다. 생산성과는 동떨어진 소비향락 풍조가 대구에 만연해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음식점과 유흥업소 종사자 수를 합하면 이는 대구 전체(71만 4천700명) 고용 비중의 10.2%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지역 고용구조의 열악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대졸 실업자의 경우 학원을 열거나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 2005년 학원 수는 6천670개이고 종사자 수는 2만 4천 명이다. 95년에 비해 학원 수 1천200개, 종사자 수는 9천900명이 늘었다. 수성구 A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김모(30·여) 씨는 "대기업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자리가 많은 학원을 택했다."고 했다.
점포 하나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는 부동산업도 각광받는 일자리다. 2005년 부동산관련 업소 수는 4천200개이고 종사자 수는 1만 7천 명에 달했다. 95년에 비해서는 업소 수 1천800개, 종사자 수는 5천 명이 늘어났다.
결국 대구지역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점, 유흥업소, 학원, 부동산업 등 일부 서비스업에 크게 의존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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