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장 멋진 스포츠 뉴스 중 하나는 박세리의 우승일 것이다. 1998년 미국 여자프로골프 투어(LPGA)에 진출하자마자 잇따라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 단숨에 강자로 떠올랐던 박세리는 장기간 슬럼프를 겪다 13개월 만에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대회에서 우승했다. 세계 무대를 선구적으로 개척해 한국 여자골프의 부인할 수 없는 얼굴이 된 박세리는 부침의 굴곡을 겪은 후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 다시 돌아오는 극적인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박세리는 골프 붐을 일으키고 골프를 인기 스포츠로 밀어올렸다. 박세리의 뒤를 이어 많은 후배들이 LPGA 무대에 진출했고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박세리의 부진이 이어지자 LPGA에 대한 인기는 예전만 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이 우승하는 것이 박세리의 우승 만큼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한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대단한 인기를 모았었다. 그 중심에는 박찬호가 있었다. 불같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코리안 특급에 대해 국내 팬들은 열광하고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메이저리그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시들해졌다. 강한 인상을 안겨주었던 박찬호는 마이너리그에서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는 중이고 김병현 만이 메이저리그에서 버티고 있을 뿐이다.
골프와 야구는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빛을 발할 때면 국내 경기의 인기는 떨어지는 반비례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메이저리그 인기가 치솟을 때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는 하락했고 현재 메이저리그 인기가 떨어지자 국내 야구의 인기는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골프도 박세리와 최경주의 활약이 클수록 국내 경기는 위축됐었다.
골프와 야구처럼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있는 축구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의 존재로 인해 국내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형편 속에 있다.
박세리가 재기하고 최경주가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해외 골프의 인기가 예전처럼 국내 골프의 인기를 갉아먹을 것 같지는 않다. 김경태, 배상문, 강경남 등 새로운 20대 남자 스타들과 신지애, 지은희 등 새로운 20대 여자 스타들이 국내 무대에서 화제가 풍성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들의 활약이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한국의 국내외 스타들이 다같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잠식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 팬들은 더 많은 화제를 입에 올릴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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