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美소고기 수입 본격화, 대응 서둘러야

전국 대형 할인점 및 백화점 업체 20여 개가 다음달 9일 동시에 미국산 소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E마트만도 106개나 되는 매장을 가동할 것이라는 얘기로 미룰 때 아마 1천 개 이상의 대형 마트들이 전국 판매 대열을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 한미FTA 협상을 기화로 재개된 미국산 소고기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는 신호이겠지만, 그 양상이 매우 충격적이고 상징적인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시장 여건이 한우 축산농에게 갈수록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웰빙 풍조 이후 소고기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들어선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의 국내 농축업 보호의식까지 갈수록 약화 추세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수입이 재개된 뒤 나타난 미국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이 그걸 증명했고, 특히 지난달 이후엔 수요가 더 급증해 한달 만에 1천200여t이 쏟아져 들어왔을 정도라고 했다. 국내 연간 소비량이 사상 최고치인 40여만t에 달했던 2003년 때의 비중(22만4천t)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미국 측은 올 연말까지 총 4만 5천여t을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축산농이나 정부나 긴장도를 한층 더 높여야 할 때를 맞은 셈이다. 축산농은 도시 소비자의 국내 농축업 충성도 약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 자력으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나서야 가능성을 열 수 있을 터이다. 정부는 외국산의 국내산 둔갑 등을 완벽하게 감시하는 등 한우산업 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물론, 'FTA대책'으로 마련했다던 한우 경쟁력 향상 정책을 한 템포 더 서둘러야 할 것이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는 사실 또한 거듭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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