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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전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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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줍음이 많아서 사람들 앞에 서면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말문이 콱 막혀버리는 감정 상태를 '샤이신드롬'(shy syndrome)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역학학회 학술지에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남성은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좋은 남성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50% 높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다혈질적인 A형 성격이 고혈압이나 협심증의 위험요소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정반대 감정인 수줍음 또한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니 어떤 것이든 지나친 것은 해롭다는 것일까.

2005년 일본 최대의 화젯거리였던 영화 '전차남'은 사랑에 빠진 한 청년이 인터넷 게시판에 애타는 사연을 올리면서 시작된다. 컴퓨터를 잘 다루고 게임과 애니메이션 수집광인 청년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수줍은 성격 탓에 사랑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순진남이다. 어느 날 이 청년은 전철 안에서 취객에게 시달리는 한 여성을 도와주다가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전차남'이라는 닉네임으로 네티즌들에게 심경을 고백하고, 게시판에는 천만이 넘는 댓글을 이루며, 그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전차남'은 연애의 걸음마를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수줍음 때문에 데이트도 못하고, 상사 앞에서 발표도 제대로 못하고, 심지어 물건을 사고도 거스름돈 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 수줍음과 숨기고 싶은 욕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수줍음은 교감신경의 항진을 통해 여러 가지 신체증상을 만들어내어, 남들은 내가 쩔쩔매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만다. 관객 앞에 선 배우처럼 긴장하고 쉽게 지쳐버린다. 그러다 보니 사교성 모임에 잘 나가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런 활동성 저하가 심혈관질환의 발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부끄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심호흡이나 근이완요법으로 교감신경의 활성도를 줄이고, 선호하는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찾아내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부끄러움 뒤에 감춰진 자신만의 고민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남들에겐 후하고 자신에게는 혹독한 비평가이기 때문이다.

김성미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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