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쇠고기, 호주산 치고 한우 공습 채비

"호주산보다 덜 질기다" 롯데마트 40t 5일만에 매진

미국산 쇠고기의 공습이 시작됐다.

롯데마트가 지난 13일부터 팔기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른 대형소매점들도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앞다퉈 준비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미국산 쇠고기가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본격 판매될 전망이다.

일단 미국 쇠고기는 수입 초반 상황을 볼 때 국내 쇠고기시장을 뒤흔들 만한 가격경쟁력에다 품질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한우업계와 지금까지 수입 쇠고기 시장을 주름잡던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산, 초반 돌풍

롯데마트가 미국산 쇠고기를 처음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냉장육 윗등심과 꽃갈비살은 지난 14일 조기 품절되는 등 최초 물량 40t가량이 모두 팔렸다. 롯데마트는 수입산 쇠고기 매출이 평소보다 3,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선용 롯데마트 축산담당 MD(상품기획자)는 "이런 추세로 가면 19일 추가로 들어올 냉장 물량 30t도 단시일 내에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 1등급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가격은 호주산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미국산 냉장육 쇠고기 윗등심(100g)이 1천550원, 꽃갈비살(100g)이 3천950원에 판매된 반면 호주산은 윗등심(100g)이 3천150원, 꽃갈비살(100g)이 5천450원에 판매됐다.

수입쇠고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호주산과 비교해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더 낫다는 평을 받으면서 미국산이 큰 인기를 얻은 것.

미국산 쇠고기 전문수입업체인 동혁인터내셔날의 송광섭 팀장은 "뻑뻑한 호주산과 달리 마블링(상강도)이 좋고 고소한 맛이 더하다."며 "이는 곡물을 많이 먹이고 활동량을 최소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포항점 관계자도 "소비자들이 시식을 해보더니 전반적으로 호주산보다 맛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4월부터 3년 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된 후 계속 수입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자료에 따르면 2개월 동안 모두 118건, 1천497t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돼 1개월 전 6월 13일 통계(37건, 248t)에 비해 수입 건수는 3배, 수입 물량은 6배로 폭증했다.

◆각 유통업체 판매 '초읽기'

롯데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호조에 다른 유통업체들도 판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소매점들은 아직 확정된 날짜가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소매점들은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지역 유통업계도 늦어도 9월부터는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병구 동아백화점 축산팀 과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지 묻는 소비자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지만 추석 이후에는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인기에 경쟁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격인하 바람이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성희 한우협회 대구지부장은 "소비자들이 아직 한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자신감을 표하면서도 "앞으로 한우 가격을 100g 당 500원 정도 낮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호주산 쇠고기 수입전문업체 OK미트의 김세일 팀장은 "이미 미국산이 판매되기 전부터 시장에선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현재까지 큰 동요는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 판매 저조와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계는 미국산에 비해 '질기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을 감안, 곡물사료를 먹인 쇠고기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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