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마다 바닷가로 떠났던 김 대리. 올해는 산과 계곡으로 떠나보길 권한다. 계곡은 여러모로 좋은 피서지다. 물소리와 함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바닷가보다 피부가 덜 타 선크림이 적게 든다. 또 조용한 곳을 원한다면 깊이깊이 칩거하면 되고, 풍덩 뛰어들 깊이의 물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비키니 여성 대신 다람쥐를 찾는 것도 나름 재미난 일이다.
경북 봉화와 울진에는 이름난 산과 계곡이 많다. 경북 중에서도 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나, 그만한 거리를 달려가 볼 만한 청정지역. 계곡물은 바닥이 보일 만큼 맑고 투명하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동안 드라이브 길도 지루하지 않다.
김 대리에게 굳이 봉화와 울진을 추천한 데는 산과 계곡의 고요함 외에도 다이내믹함이 있기 때문이다. '한적함을 찾는 휴가'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짜릿함을 찾는 여행'. 봉화, 울진에서는 모두가 가능하다.
◆나를 깨우는 휴가-정(靜)
휴대전화쯤은 잠시 꺼두어도 좋을 만한 또 다른 세상. 봉화 청량산에는 새소리, 물소리, 풀벌레소리를 함께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 많다.
잠시 조용한 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입석에서 청량사까지의 1.2km 산책로를 추천한다. 일단 느긋한 걸음으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코스여서 부담이 적다. 또 등산객이 붐비지 않아 혼자 여유롭게 사색하며 걸을 수 있다. 산책로 주변을 가득 메운 소나무와 함께 송림욕을 즐기는 웰빙 코스. 게다가 흙길, 나무길, 자갈길, 암석길, 황톳길을 모두 밟아볼 수 있어 마음뿐 아니라 몸에도 건강을 선물한다. 도착지 청량사의 여유있는 정경은 덤이다.
특히 이곳은 비용이 저렴해 홀쭉한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청량산은 입구에서 성인 일인당 1천 원의 입장료만 내면 별도의 주차료 등 추가비용이 없다. 인근에 있는 청량산박물관도 무료다.
청옥산 자연휴양림과 인근 계곡들도 마음을 다스리는 여행장소로 좋다. 고선계곡, 백천계곡 등은 맑은 물에만 사는 열목어가 서식할 정도로 청정자연을 자랑한다. 어디서든 발만 담그면 더위는 저리가라다.
하룻밤을 묵겠다면 청옥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하자. 텐트를 친다면 4천 원, 휴양림은 성수기 7만 원에 이용 가능하다. 화장실과 세면장은 공동사용. 버너 등 취사도구도 없으므로 개인이 챙겨야 한다. 매점과 식당도 없다. 단 어디든 발길 멈추는 곳이 바로 천국. 자녀를 위한 자연학습 체험교육과 무료 숲해설도 있다. 도서관이 있어 간단한 책을 빌려 읽어도 좋을 듯. 가족과 함께 북적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의 여유로움을 담아가기에 제격이다.
◆내 몸을 깨우는 휴가-동(動)
여름휴가라면 뭐니 뭐니 해도 북적이며 소리치고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에게도 봉화, 울진은 좋은 코스다. 동강까지 갈 것 없이 이미 유명한 봉화 이나리강 래프팅을 체험하자. 바다에서 바나나보트 타는 것만큼 멋진 여름추억이 될 것이다. 보트에서 보는 푸른 강물과 신록은 또 다른 느낌.
급류를 타는 짜릿한 스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스릴이 찾아든다. 잔잔한 구간에서도 지루할 틈이 없다. 물싸움, 보트 좌우로 흔들어 뒤집기, 미끄럼틀, 보트에서 밀어내기, 바위에서 뛰어내리기, 상대방 팀원 빠뜨리기 등 동승한 가이드가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게임은 재미를 더한다.
6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성인 3만~7만 원, 어린이 2만 5천~6만 원. 래프팅업체가 10여 곳이 넘어 미리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 두는 것이 팁. 옷이 물에 젖기 때문에 반드시 여벌의 옷과 신발은 준비해야 한다. 안경줄도 필수, 목걸이와 귀걸이는 벗어둔다.
실컷 노를 젓고 난 후 지친 몸이라면 인근 봉성돼지숯불구이를 먹어보자. 돼지숯불구이가 1인분(200g) 5천 원. 공깃밥 1천 원.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단 식으면 고기 맛이 떨어지므로 조금씩 주문한 후 추가 주문하여 따뜻한 고기를 먹어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울진 불영계곡은 휴가 기분을 내며 다녀오기 적당한 계곡이다. 유명한 명성 덕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때문에 일찍 나서야 좋은 자리를 찜할 수 있다. 하지만 불영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과 아름다운 경관을 보노라면 이런 수고쯤은 당연하게 여길 듯. 또 계곡 곳곳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중에서도 으뜸인 금강송은 싱그러움을 자아낸다.
불영계곡은 물이 깊은 곳이 많아 아이들이 물속으로 자맥질하기 좋다. 물장구치고 신나게 수영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이 있다면 여름 휴가지로 불영계곡으로 떠나보자.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 이번 주 체험순서:청량산 트레킹-청량사-이나리강 래프팅-봉성돼지숯불단지-청옥산자연휴양림-불영사·불영계곡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