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을 만난 예술] ④노태웅의 '강변에서'

올여름 장마는 큰 피해 없이 지나간 듯하다. 다행이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대구의 여름은 유난히도 덥다. 이름하여 '가마솥 더위'이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떠나는 피서인파가 넘치기 마련이다.

얼음 같은 계곡물은 더위에 지친 몸을 식히고 정화시킨다. 잔잔한 강물은 마음에 평정을 가져다 주고, 동해의 흰 파도는 도심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호수 같은 남해는 팔을 뻗으면 쪽빛 바다 멀리 작은 섬들이 손바닥에 와 닿을 듯 그림같다. 환상적이다. 발이라도 담그면 금세 코발트 블루색 물감이 흠뻑 스며들 것 같다. 강변에 서면 솜털 같은 구름 너머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일상에 지친 우리의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희망과 기대와 설렘으로….

물은 가끔 우리에게 슬픔과 공포를 주기도 하지만, 물은 고향과 같은 포근함이 있고 모태와 같은 평화로움이 있다. 누구든지 물과 더불어 아련한 유년의 추억도 있기 마련이다.

이 그림은 달성군 현풍면 하리 부근의 낙동강 풍경이다. 강변에 서서 잔잔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대자연의 섭리에 가슴이 벅찰 따름이다. 무시무종(無始無終). 쉼없이 흐르는 물에 비하면 인간의 삶이란…. 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듯 우리 인생도 가끔은 돌이킬 수 있다면….

글·그림 노태웅(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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