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자리를 만들자] 전문대 위기는 사회적 문제다

고등교육의 위기가 심각하다.

출산율 저하 등으로 고교 3학년은 주는 대신 대학은 늘어나 급기야 고교 졸업생 수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대학 수와 입학정원이 많아 더 어렵다. 특히 몇몇 전문대를 제외하고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재정이 어렵고, 학교시설이나 학생복지가 열악해지면서 재학생들마저 4년제 또는 수도권의 다른 전문대로 편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대학은 1년 내내 신입생 유치를 위해 각 지역을 맡아 입시홍보에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신입생 충원 걱정이 없다면 연구와 실습을 통해 산업체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투입할 시간들이다. 또 입학정원을 채우기 위해 지원하는 대다수 학생들을 합격시킴으로써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 이는 전문대 위상을 격하시키고, 산업체의 전문대생 채용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제 전문대도 대학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모집만을 위한 과열경쟁을 자제함으로써 21세기에 적합한 전문대 발전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기초이론을 겸비한 실험실습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많은 학생들을 취업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중소기업의 요구에 맞는 교과목과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맞춤식 교육을 통해 입사와 동시에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체에서 근무한 유능한 인사들을 교수로 채용하고, 기업체는 유능한 임원들이 대학 강의를 맡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입사한 전문대 졸업생들의 취업정착률이 4년제 대학보다 월등히 높고, 중소기업체는 동일계 고교를 거친 동일계 전문대 졸업생들을 가장 원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의 위기는 전문대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 기술교육, 국가 경쟁력의 문제이다. 전문대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지원이 확대될수록 중소기업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고, 결국 일자리가 보다 많이 창출될 것이다.

김춘중 영남이공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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