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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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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 싸움구경과 불구경이라고 한다. 당사자야 피말리는 고통을 겪겠지만 구경거리로는 그만한 게 없다고 한다. 인간의 파괴본능 때문일까, 깡패를 소재로 한 영화에 관객이 몰리고 TV에는 격투기 전문채널이 등장했다. 누가 누구하고 싸웠다는 소식은 인기 뉴스인데다 이왕이면 펀치력이 엇비슷한 이끼리 죽을 둥 살 둥 피터지게 싸우는 광경을 기대한다.

하느님에게 바친 희생물을 두고 갈등을 벌인 카인과 아벨의 기록을 보면, 관계로 이어지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싸움은 숙명인 모양이다. 일상은 바로 싸움의 연속이고 나라 간의 다툼과 경쟁은 지금도 전쟁의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종교와 권력, 돈과 명예를 둔 대립은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진다. 그래서 역사의 갈림길에 등장하는 라이벌의 불꽃 튀는 마찰은 문학과 예술의 소재가 된다.

라이벌의 대결은 '싸우면서 큰다'는 세간의 말처럼 인류의 발전과 성장에 뺄 수 없는 원동력이다. 직장인의 70~80%가 '라이벌이 있어야 노력하고 성장한다'며 라이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남자와 여자, 흑과 백, 좌우익의 싸움은 곧 발전을 향한 투쟁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이벌의 싸움은 가끔 역사의 걸림돌로도 나타난다. 공존의 해법 대신 공멸의 길로 함께 떨어지기도 하는 것. 경쟁의 라이벌이 철천지 원수로 변할 때의 일이다.

우리 정치도 싸움의 연속이다. 관중도 싸움에 흥미를 느끼고 정치 뉴스는 정책과 정치적 목표보다는 이해타산에 입각한 쌍방의 다툼을 클로즈업시킨다.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의 다툼은 톱 뉴스가 되고 여당과 야당, 권력을 둔 경쟁자 간의 다툼은 세간에 회자된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까를 따지는 대신 누가 이길까가 우선 관심사다.

최근 어느 도시의 전'현직 시장이 대립과 반목의 갈등을 접고 화해의 손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가 하면 어제는 전직 야당 총재가 다가올 대선의 예비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상대를 죽이는 행태를 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합의 정치를 이룰지 의심하지 않겠느냐는 꾸짖음이다. 싸움에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있다. 그러나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언제나 승자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경쟁상대들이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서영관 북부본부장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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