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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만난 예술] ⑤이응춘의 한계암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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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폭포 사이 그림같이 앉은 암자

대구의 여름나기는 정말 고역이다. 그래서 피서를 즐길 만한 곳이 없을까, 방방곡곡을 두리번거리지만 여의치 않다. 조금이라도 이름이 알려진 곳은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여름이면 꼭 한차례씩 찾아가는 곳이 있다. 밀양 표충사를 비껴 지나 재약산 등산로를 따라 오솔길을 두어 마장 오르면 아담한 지붕의 조그마한 토굴이 나온다. 이름 하여 한계암(寒溪庵).

암자 좌우로 시원한 폭포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며 쏟아져 내려 한 갈래로 모이는데, 유구한 세월 바위가 패여 커다란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암자는 두 폭포 사이 절벽 위에 그림처럼 앉아 있다.

올라갈 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지만, 이 암자의 참된 정취는 하룻밤을 지내봐야 안다. 한여름이라도 밤이면 군불을 지펴야 할 정도로 공기가 차고 서늘하다. 끊임없는 폭포 물소리 또한 익숙해지면 곧 자장가로 변한다.

불모 혜각선사가 창건한 암자로, 선화 그림으로 유명한 수안 스님과 통도사 사명암의 동원 스님도 이 곳에서 그림 수행을 했다. 이 그림은 한계암을 다녀와서 그린 것이다.

그때의 감흥을 고스란히 화선지에 옮기려고 빠르게 붓을 놀린 것이라 필치가 좀 거칠고 절제되지 않은 면도 있다. 비록 평소 내가 즐겨 그리지 않던 스케치 풍의 풍경화지만, 이 무더운 여름날 독자 여러분의 가슴 속을 적시는 한 줄기 시원한 물바람이라도 되어 준다면 더 바랄게 없다.

글·그림 이응춘(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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