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든 한적한 곳이든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포건널목
해변기차를 타기 전 혹은 해변기차를 타고 부산에 갈 때는 기점역인 부전역까지 갈 필요는 없다. 해운대역에서 기차를 타거나 내린다면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의 100만 인파를 구경하고 나서 달맞이고개 쪽으로 가다가 빠져나가는 건널목은 두 곳이다. 그 중 해운대 백사장이 끝나는 한국콘도에서 달맞이고개 쪽으로 향하는 미포건널목은 반드시 건너봐야 한다. 해변기차가 지나고 난 뒤 건널목의 바리케이드 너머로 바라보이는 바다는 황홀하다. 때마침 오륙도유람선이 해운대 앞바다를 거쳐 지난다. 건널목을 뛰어 내려가면 곧바로 바다에 풍덩 빠져들 수 있다. 그래선가 이 건널목은 '거룩한 계보' 등 부산에서 촬영된 여러 한국영화의 단골촬영지가 됐다. 미포건널목에서 해운대 쪽으로 50m만 가면 다시 우일건널목을 만난다. 지나치는 차량들 사이로 활짝 핀 국화꽃이 멀지않은 가을소식을 전해준다.
▶달맞이고개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 위치한 달맞이고개는 해가 질 무렵에 걷기 좋은 곳이다. 고개 위로 오르다 보면 전망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빌라들이 들어서있다. 그러나 걷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곳곳에 눈에 띈다. 나무벤치와 휴식공간은 물론 달맞이고개 정상에는 해운대와 동백섬, 멀리 광안대교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자 '해월정'까지 자리 잡고 있다.
해월정까지 이르는 달맞이고개는 또한 화랑과 갤러리 14곳이 몰려있는 부산의 '문화거리'다. '김성종추리문학관'과 '가나아트 부산', '갤러리 몽마르트', '코리아아트센터' 등지에서는 여름휴가철을 맞이하여 다양한 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하고 있다. 산책하다가 눈에 띄는 갤러리에 들어가면 그만이다.
▶송정해수욕장
해수욕장에서 바다와 여름을 느끼고 싶다면 해운대나 광안리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부산사람들은 송정해수욕장을 선호한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는 진정한 바다를 볼 수 없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리는 피서철의 절정에도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쾌적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한데다 주변이 고즈넉하다. 또한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파도도 거칠지 않아 수영 초보자도 수영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주변 숙박환경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가까운 해운대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송정에서 곧바로 달맞이고개 쪽으로만 가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들이 늘어서있다.
▶자갈치시장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으뜸이다. 그런 자갈치가 현대식건물로 재단장한 지도 꽤 지났다. 여전히 자갈치시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갈치시장의 1층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국내 최대 어시장답게 자갈치시장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고 어종도 풍부했다.
요즘 잘 나가는 생선은 우럭. 우럭과 광어 등 횟감을 사서 2층식당으로 가면 야채 등과 곁들여 즉석에서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늘도 자갈치시장에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옆 난전에서는 조금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들을 싸게 살 수 있다.
글·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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