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립 과원교사 공립특채, 자질시비 등 곳곳서 논란

사범대 졸업생 자리도 잠식…임용시험 더 치열

폐교·폐과, 학급 감축에 따라 발생하는 사립학교 과원(過員)교사 해소 등을 위해 도입된 사립교원 공립 특채 제도가 갖가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공립 특채는 학급 감축 등으로 면직 위기에 놓인 사립학교 교사의 신분을 보장하자는 취지이지만 특채에 따른 공립 신규 교사 채용 감소, 공·사립 간 채용 제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교사 자질 시비 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

대구시 교육청은 지난해 26명, 2005년 19명, 2004년 35명 등 매년 30명 안팎의 사립 중·고교 교사를 공립으로 특채했다. 이는 공립 신규 교사 연간 채용 규모의 10% 가까운 규모로 결과적으로 사범대 졸업자들의 공립학교 채용 문을 좁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대구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처럼 미술(85대 1), 물리(82대 1), 음악(71대 1) 등 일부 교과목의 경쟁률이 극도로 치열해지는 것도 특채로 인한 인원 잠식과 무관치 않다는 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임용고사 등 공개 경쟁을 거치지 않은 사립 교사가 특채를 통해 공립 교사로 신분이 바뀌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교사의 자질 시비다. 사립학교들은 그동안 서류전형, 면접 등을 통해서만 교사를 채용, 이는 공립학교들이 임용고사를 통해 선발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동옥 경북도 교육청 장학관은 "사립 교사 임용 절차는 공립학교만큼 엄격하지 않고 재단별로 배점 요소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교사 질에 대한 검증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지난 3월부터 사립학교에도 공개경쟁 채용을 규정한 것도 뒤늦게나마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사립 중등학교 과원교사 인사교류 정책'을 실시, 특채 제도의 보완에 나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폐교 등으로 발생한 지난해 13명, 올해 14명의 과원교사를 공립학교에 특채하는 대신 사립학교끼리 교류(파견)하도록 했다. 강신기 도교육청 사학지원 담당은 "부족하거나 남는 교사를 사립학교끼리 주고받도록 해 특채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대구시 교육청 측은 이에 대해 "대구는 사립학교별로 비슷한 과목의 교사가 동시에 모자라거나 넘치는 경향이 있어 경북과 같은 사립학교 간의 인사교류는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특채 제도를 보완할 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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