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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일부의 南北협력 '묻지 마' 기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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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북협력기금 조성과 운용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도깨비 방망이를 보는 듯하다. 남북협력이라는 명목이라면 구체적인 용도를 밝히지 않아도 엄청난 뭉칫돈을 만들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가 최근 구체적인 세부 항목도 밝히지 않은 채 4천116억 원의 여유자금을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운용 예산에 배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고 한다. 알아서 쓸 테니 국회는 도장만 찍어주고 국민은 지켜만 보라는 투다.

통일부는 지난해에도 여유자금 명목으로 1천420억 원을 조성했는데 이번에 요구한 금액은 그 3배나 된다. 통일부가 요구한 내년도 전체 남북협력기금 1조 3천398억 원의 30%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해 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33.4% 수준에 달하고, 국민은 생활고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마당에 통일부가 아무런 쓰임새도 밝히지 않고 혈세를 뭉텅 떼어달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기금 운용계획 제출기한(9월 말)과 정상회담 시기가 맞지 않아 빚어진 결과라는 통일부의 해명이 있었지만 혹시 북측이 요구하면 용도에 관계없이 언제라도 꺼내주려는 발상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형편 어렵다고 손 내미는 북측을 돕자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또 남북 정상선언 이후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이런저런 명목으로 기금이 쓰일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마구잡이로 기금을 조성, 운용하는 것은 국민의 불신을 사게 되고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경협 확대에 따른 비용문제는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사업계획을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수립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 않은가. 예산 심의권을 가진 국회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이 부분을 엄정히 따지고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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