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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칼럼] 김 將軍, 항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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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국방장관은 將軍(장군)이다. 양 어깨에 8개의 별을 달았던 대한민국 육군대장 출신의 武臣(무신)이다. 다 같이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녹을 먹는 신하지만 청와대 비서들이나 여느 文臣(문신) 장관들과는 달리 꿋꿋한 武骨(무골)의 氣槪(기개)를 더 명예롭게 지켜야 하는 처지다.

그가 지금 서해 북방 한계선(NLL)이 영토선이냐 아니냐를 놓고 소신 있는 武骨인가 아닌가 하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두 달 전 국회서 답변한 대로 일관되게 영토선 개념이라고 하면 대통령에게 抗命(항명)하는 모양이 되고 말을 바꾸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소신을 꺾는 나약한 무관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지난주 그는 '대통령의 발언(NLL은 영토선이 아니라는)에 異見(이견)이 있다 없다 말하기 어렵다, 이견이 있다고 말하면 대통령께…….'라고 말끝을 흐렸었다. '…….'가 '항명이 될 테고'라는 뜻인지 또 다른 말인지 쉬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금 軍(군)을 지키다 물러난 선배장군들과 60만 부하 장병들, 국민의 눈은 그의 입에 쏠려있다.

그러나 간단하다. NLL 문제만은 햄릿처럼 모호한 갈등에 갇혀 번뇌할 필요가 없다. 그가 진정한 무골이고 군사전략에 뛰어난 장군이라면 답은 하나다. 항명해야 한다.

대통령이 '감히 내게 항명하느냐'고 하거든 군인의 敎範(교범)인 손자병법 九變(구변)편을 들이밀어 보라. '君主(군주)의 명령에는 따르지 않아야 할 명령도 있다' 이 말은 사관학교서 배운 대로 '최전선을 지키는 장군이 자신의 판단으로 미뤄 볼 때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 군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명령이라 판단되면, 군주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병법을 말해도 듣지 않거든 論語(논어)를 들어 맞서 보라. 孔子(공자)도 '임금이 하는 일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한다 해도 백성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군주가 올바르지 못하고 덕이 없으면 항명도 정당화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도 항명이라며 으름장 주거든 한 번 더 공자를 내세워 보라.

'번지'라는 제자가 오곡을 키우는 농사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공자는 '나는 늙은 농사꾼만 못하다'고 대답했다. 다시 번지가 채소 가꾸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도 '나는 늙은 채소장사만 못하다'고 했다.

군사전략과 국방일은 농사꾼이 농사를 더 잘 알듯 군인이 가장 잘 안다. 군사전략은 장군들과 60만 부하장병들의 판단과 의지, 충성심에 맡기고 군주는 禮(예), 義(의), 信(신)의 정치만 제대로 하면 국방은 저절로 된다고 공자는 가르친다.

대통령이 병법과 공자를 두 번씩 말해줘도 無知(무지)하게 항명만 따지거든 宋(송)나라 文帝(문제)의 故事(고사)를 일깨워줘 보라. 文帝가 魏(위)나라를 칠 때 말 잘 듣는 측근 文臣들과 군사전략을 의논하자 심경지란 步兵(보병) 장교가 황제의 과오를 따졌다. '농사일은 농부에게 묻고 길쌈일은 여자종에게 물으라 했습니다. 전쟁과 관련된 일은 무관에게 묻는 게 당연하거늘 어찌 측근 백면서생들과 논합니까.' 그러나 고집대로 무관 의견을 배제하고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참담하게 패망했다.

NLL은 군사전략과 국방안보가 걸린 군사 관련 사안이다. 농사일이나 변호사일이 아니다. 지난 회담 때 김정일조차 해주 특구 논의 때 軍部(군부)에 군사적 문제가 없는지 물어본 다음에 결정했다. 노 대통령이 병법의 전략도, 공자의 깨침도, 송 황제의 본보기도 외면하고 장군의 충언과 지략을 무시하며 YS 말대로 이성을 잃고 있다고 판단되면 선택해야 할 길은 하나뿐이다.

항명이다. 나라와 국민과 군주를 위해 初心(초심) 그대로 말해야 한다. 그는 장군이다. 어제 'NLL을 지켜내지 못하면 더 이상 김장수가 아니다'고 했다는 男兒一言(남아일언)을 끝까지 용기와 소신으로 지켜내시라.

金廷吉 명예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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