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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학교가 터져나가라 치던 박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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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오늘 같은 화창한 가을날, 파란색 물감으로 색칠을 한 것 같은 높은 하늘은 더욱더 높아만 보이는 날.

우리 새싹들은 1년에 한 번 이날, 가을 운동회를 위해서 여러 선생님과 땀흘리면서 연습을 하고 연습을 해서 예쁜 동작, 귀여운 모습으로 부모님 맞을 준비를 한다.

가을걷이를 뒤로하신 채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아이들의 재롱을 보시기 위해서 아침 일찍 분단장, 꽃단장을 하시고 깨끗하신 모습으로 한 분 두 분씩 종종걸음으로 학교 운동장 고목나무 그늘 아래로 자리를 잡으셔서 앉으십니다.

100m달리기, 이어달리기, 동네별 릴레이 선수들이 한참 달리고 나면 그 다음은 부모님 줄다리기,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살림에 보탬이 되는 비누를 상품으로 받으십니다.

아이들이 온 학교가 터져 나가라 지르는 함성, 즐거운 웃음소리, 응원을 보내시는 박수소리. 정말 오늘 하루는 우리가 어깨가 우쭐해져서 최고가 됩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먹는 점심시간.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던 옛날 산골아이들은 삶은 계란 몇 알과 삶은 밤, 칠성사이다 한 병이면 행복한 마음으로 점심을 먹고 나는 슈퍼를 하시는 부모님 덕에 큰 소시지가 들어있는 김밤을 냠냠 쩝쩝 동생, 오빠와 먹었다.

모든 행사가 식순에 의해서 끝나갈 즈음 아이들은 집으로 가고 어른들은 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추어서 선생님과 손을 잡고 어깨를 들썩이면서 춤추고 노래하십니다.

몇몇 아이와 나는 몰래 숨어서 구경하다가 어른들의 혼내는 소리에 집으로 달려온다.

요즘 촌지를 보내는 부모님 대신에 옛날의 우리 부모님들의 정을 나누는 모습을 우리들은 닮아가야 할 것 같다. 가을이 되면 그 옛날의 어릴 적 운동회가 그리워진다.

조선희(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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