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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일제시대 잔재 '반상회'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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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가 시행된 지 31년을 맞았다. 하지만, 존폐 논쟁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바쁜 현대 생활, 인터넷 매체의 정보 확산과 같은 요인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석률도 저조하고 일부 지역의 경우 불참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비민주적 관행이 여전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반상회는 나라의 행정 방침 등 행정상의 공시 사항을 널리 알리고 주민의 건의를 반영하며 이웃끼리 서로 돕는 정신을 기르기 위한 모임으로 출발했다. 반상회라는 이름의 주민 조직이 처음 생긴 것은 1917년 일제가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한 기구로서였다. 광복 후 잠시 중단됐다가 1976년 정례 반상회의 날(매월 25일)을 정하면서부터 반상회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주민 조직은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동양사회의 전통으로 이어져 온 것으로, 주로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전통적 계급사회와 일제강점기, 군사정권 시대를 거치면서 주민들에게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상회는 잘만 운영하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 될 수 있다. 친목도모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자율적인 반상회가 그런 경우다. 그러나 반상회가 정부시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주민 참여를 강제적으로 유도한다면 문제다.

그동안 그랬던 것이 존폐 논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행 주택법을 비롯한 국가에서 제정한 법률 어디에도 반상회 참석을 강제하거나 구성을 의무화한 규정은 없다. 따라서 주민들이 참석을 강제 받을 이유는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이제는 현실에 맞게 반상회 존속 여부에 대해 주민 여론을 충분히 들어봐야 할 것이다. 굳이 운영을 계속해야 한다면 주민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 벌금을 부과해야만 모이는 조직이라면 존재 가치가 없다.

일부 지자체는 실제로 반상회를 폐지하고 있다. 대신 사이버 반상회가 속속 생기고 있는 추세다. 살아가는 방식이나 구조까지 반상회가 간섭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나 행복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반상회가 주민 갈등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각 지자체는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폐지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때다.

문성권(대구 북구 관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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