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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매일 한글백일장] 운문 일반부 장원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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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는 언제나 너가 얹혀 있었지

피죽으로 가난이 말라붙은

한 칸 정지문 시렁 위

빈곤한 우리 삶의 속살을 훔쳐보며

청솔연기 그을린 석가래에

눈 흘기며 말이다.

그 해, 처서가 지나고 흉년이었지.

일 년 새경 주막 술 빚으로 감하고

무딘 연장 날 숫돌로 세우시다

헛간에서 쓰러진 쉰도 못 넘긴

아버지의 절명

탄식한 내 어머니의 손등을 위로한

따스한 너의 포옹

새벽녘, 어머니는 늘 그랬지.

당당한 그 기품에 지아비 넋이라도

달래듯 삼베행주로 닦으시며

목신처럼 섬겨온 애증의 흔적

점차 허공이 보이는 목판 틈 사이

옻칠조차 바래버린

아, 이제는 너를 기억해줄

어머니도 없는 공간

울컥 뜨거운 눈물이 이토록 서러울까?

저만큼 시월 열하루 날

목 짧은 햇살

기와 담장에 걸려 있는

신평리 산 51번지

새로 증축한 민속박물관 유물 전시실

연꽃음각 박힌 육각 밥상 모서리에

붉은 노을 한 자락

그리움을 추억하듯

다가서는 내 발등에 멈춰

한참을 머물고 있었다.

이남진 / 영천시 야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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