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中企 이업종 교류' 활성화 되려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 이업종 교류사업(異業種 交流事業)을 시작한 해는 1989년으로 횟수로 18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서로 경쟁영역이 없는 이업종 영위 업체가 정보를 공유하여 기술,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협력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술 융합화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 이를 사업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업 추진 주체는 전국 조직으로 '(사)한국 이업종 교류 연합회'가 있고 회원수는 260개 단위교류회에 5천100개사가 있다. '(사)대구·경북 이업종 교류 연합회'가 발족한 것은 1993년으로 현재 29개 교류회에 1천10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2천 개 회원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2천700개 교류회에 14만 회원사에 비하면 우리는 양적인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지만 자발적인 참여와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으로 '경제공동체' 활동을 전개한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고 기업마다 창조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중소기업은 지극히 대기업 의존적이며 기술개발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적극적인 기업마인드는 매우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논의될 수 있겠지만 발전 단계에 있는 이 사업에 대하여 내실을 다지는 등 질적인 변화와 내부혁신을 그 대안으로 보고 한 차원 높은 도약을 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경영 또는 기술과 관련된 지적활동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동안 저변확대를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성 위주의 행사나 회원 상호간 친목 도모에 치중해 왔으나 이제는 각종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수준 높은 경영 노하우를 공개함으로써 동기부여와 벤치마킹의 장으로 교류활동이 변모되어야 한다. 교육 강좌나 세미나보다는 골프대회에 참여율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며 지양해야 할 점이다.

둘째, 연합회의 폭넓은 대외 활동이 요구된다.

이업종교류사업을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이 모르고 있거나 활동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언론매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아무리 좋은 사업일지라도 홍보하고 이슈화하지 않으면 관심에서 멀어지기 일쑤이다.

각계각층의 뜻있는 인사로부터 문제 제기와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외활동을 통해서 자연히 얻는 소득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정체성이 확립되고 대외 신인도가 제고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셋째, 기금이 확보되어야 한다.

어떤 단체라도 추구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다행히 대구·경북 연합회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우수한 인력이 많다. 자기 사업도 뒷전으로 미루는 몇몇 이업종 마니아가 없었다면 전국 최고의 지역 연합회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회원사의 회비와 중진공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약간의 예산으로는 직원 인건비와 행사비에 쓰기도 빠듯한 현실이다. 기금확보는 고사하고 예산마저 부족해서야 어떻게 다양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는가?

흔히 중소기업이 잘 되어야 대기업이 잘 되고 나아가 나라 경제가 살아난다고 한다.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단체에 정부가 출연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연합회는 기금 확보에 총력을 쏟을 때가 도래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주기 바란다.

김봉진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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