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수능 임박에 걱정

*고민있어요

수능시험을 앞둔 입시 재 도전생입니다. 작년에 목표로 했던 대학에 실패를 하고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가 고집을 부려 한 해를 더 하기로 선택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성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족과 주변의 기대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텐데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집니다. 일 년을 헛되이 보낸 것 같아 후회가 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바야흐로 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이 모두 긴장하는 시기입니다.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당사자들은 육체적인 피로감은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겪을 터입니다. 성적도 성적이려니와 부모님과 주변인들의 기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리라 여겨집니다. 초/중/고 12년의 결실이 단 하루의 결과로 집약되는듯하니 어쩌면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테고 더구나 님의 경우처럼 두 번째 겪는 것이라면 더하겠지요. 하지만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은 불안을 야기하고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 시킬 수 있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우리, 차분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해요.

혹자는 인생을 긴 마라톤에 혹은 연극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네는 42.195km를 달리는 선수이기도 하고 극본없이 무대 위에서 울고 웃는 배우이기도 한 것이죠. 달리는 동안 전력질주를 하기도 하고 속도조절을 하기도 하며 다른 주자들과의 견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또 나를 위해 비워진 연극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어 멋진 연기를 펼치기도 하지만 관객이 되어 타인의 연기를 관망하기도 하고, 박수와 찬사가 사라진 조명 꺼진 무대에서 텅 빈 객석에 남을 수도 있으며 레이스 도중 숨고르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젊은 날의 '고배'는 인생의 경주에서는 오히려 더 멀리 더 앞서 나아갈 수도 있는 자양분일 지도 모릅니다. 잔잔한 바다는 안전하고 편한 항해만 하게 하는 반면 거친 바람과 높은 파도는 위기대처능력을 가진 훌륭한 항해사를 키워내는 원동력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일/이년은, 고치속의 애벌레가 비상을 꿈꾸고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한 밑거름이며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는 귀한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 년이란 시간을 더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과 노력을 더한다는 의미보다는 한걸음 더 높은 곳에서 객관적으로 인생을 바라볼 여유를 가지고 '지혜'와 '겸손'을 배우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령, 스스로는 준비가 미흡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최후의 일각까지 경계의 끈을 놓지 말고 그간의 노력을 재점검하고 마무리할 때입니다. 강한 자신감과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믿음으로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잘 해왔어', '최선의 노력으로 준비했으므로 좋은 결과가 나를 기다릴거야' 등의 긍정적인 자기암시로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젊은 날을 추억할 좋은 이야기꺼리 하나 장만해 두었다고 위안하며 훗날, 옛 이야기처럼 웃으며 오늘을 기억하게 되리라 믿어요. 수능대박을 향한 님의 행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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