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소년 키 고민 '성장치료'로 해결

"뼈나이 알면 얼마나 더 클지 알 수 있지요"

▲ 키 성장을 위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이 닫힌 뒤에는 그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질병으로 인한 저신장증, 키가 작아서 고민일 때는 전문의의 상담과 성장호르몬 분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키 성장을 위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이 닫힌 뒤에는 그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질병으로 인한 저신장증, 키가 작아서 고민일 때는 전문의의 상담과 성장호르몬 분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초등학교 3학년인 현민(가명)이는 대학병원 소아과 성장클리닉에서 키 성장 치료를 받고 있다. 키가 131㎝로 의학적으로 '저신장'(100명 중 1~3번째로 키가 작은 경우)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는 걱정이다. 작은 키로 인해 또래에게 놀림을 받는데다 앞으로 키가 얼마나 더 클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 성장호르몬 정밀검사 결과, '부분 결핍'이란 판정을 받았다. 현민이는 한 달 전부터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복부지방도 줄어들고, 키도 학급에서 중간 정도로 커져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밝아졌다고 한다.

작은 키를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TV 개그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키가 작은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여간 고민이 아니다. 키는 어떤 원리로 크게 되고, 성장치료는 어떤 경우에 하는 것일까?

◆정상적인 키 성장이란

성장은 세포의 크기와 수가 증가해 신장과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다. 성장에는 호르몬, 유전인자, 영양상태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키가 정상적으로 크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년 동안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즉 1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컸는지 계산한다. 같은 성별, 같은 나이대의 1년 동안 키 큰 정도와 비교하면 된다. 보통 3세부터 사춘기 이전까지 연간 5~6㎝ 정도의 일정한 속도로 서서히 성장한다. 따라서 이보다 성장이 더딘 아이는 병원에 가서 내분비를 전공한 소아과 의사에게 저신장과 성장발달에 대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성장속도가 줄어 사춘기가 끝난 뒤 성장이 멈춘다. 성장이 멈추는 시기를 보면 남자는 뼈 나이(병원에서 측정)가 16~17세(겨드랑이 털이 많이 난 경우), 여자는 뼈 나이가 14~15세(초경 이후 만 2년 이상 된 경우)쯤이다.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

크게 유전과 환경적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의 예를 들면 부모의 키가 크면 자녀도 크고, 부모가 작으면 자녀도 작다는 것. 키에 대한 유전적 요소만 고려했을 경우 성인이 됐을 때의 키를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남자는 부모 평균 키에서 6.5㎝를 더한 값, 여자는 부모 평균 키에서 6.5㎝를 빼면 된다. 이렇게 계산된 키에서 ±10cm 범위 안에서 실제 성인 키가 결정될 확률이 95%이다.

환경적 요인에는 만성질환, 호르몬과 영양 상태, 운동량 등이 있다. 심장이나 신장, 위장, 간 등 장기 쪽에 만성질환이 있으면 질병 자체나 영양부족 때문에 성장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호르몬 가운데 성장호르몬과 성장인자는 뼈의 길이 성장에 직접 관여를 한다. 사춘기에 급성장이 이뤄지는 것은 성장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들의 분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사춘기(급성장기)에는 남자(평균 만 14~16세)는 연간 7~12㎝, 여자(평균 11~13세)는 연간 6~11㎝ 성장한다. 특히 여자는 초경이 있기 1년여 전에 급성장기가 있으며, 초경 이후에는 대체로 2년 안에 성장이 멈춘다.

◆성장판과 뼈 나이

키가 크는 것은 뼈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뼈는 어떻게 길어질까? 성장기 아이들의 뼈 끝부분에 있는 연골조직인 성장판이 그 역할을 한다. 이 연골세포가 서서히 단단한 뼈세포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뼈세포가 많아지면서 점차 뼈의 길이가 늘어나 키가 크게 된다.

성장판 검사는 10세 이하일 경우 왼쪽 손과 손목, 10세 이상에는 팔꿈치, 어깨부위, 무릎 등을 X레이로 촬영해 판독하는 방법을 쓴다. 이렇게 해서 골격나이인 뼈 나이를 알아볼 수 있다. 성장판이 보일 때는 아직 키가 자라고 있음을 뜻한다. 뼈 나이를 측정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키가 더 클지 예상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

성장호르몬 치료는 보통 5세 정도부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며 남자는 160㎝까지, 여자는 150㎝까지 보험 인정을 받는다. 물론 성인이 돼서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중단한 뒤 성장호르몬 분비검사를 다시 해서 성장호르몬 결핍이 있을 경우 보험적용이 된다. 태아 상태(자궁 내)에서 성장이 늦어진 경우가 있는데, 보통 2세가 될 때까지 또래 키를 따라잡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젠가 키가 클 것이란 생각으로 치료를 미뤘다가 성장판이 닫힌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증 ▷프레드 윌리 증후군 ▷성인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흥식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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