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신당, 인적 刷新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대선 참패 이후 대통합민주신당이 보여주는 지리멸렬은 거의 절망 수준이다. 이래 가지고 야당 행세라도 할까 싶다. 연일 갑론을박하는 진로 모색은 당권 싸움이 전부다. 대선 끝난 지 20일 가깝도록 패배의 책임 또한 나오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책임 있는 중진들 사이에서 나옴직한 정계은퇴나 2선 후퇴, 총선 불출마 선언이 없다. 서로 책임 전가에 급급할 뿐이다. 반성은 말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반성하겠다는 것인지 실천이 없다.

여전히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는 딱한 모습이다. 이번 대선 결과는 진보세력에 신랄한 자기개혁을 요구한 거라고 볼 수 있다. 5년 내내 민주, 평화 같은 이념적 가치를 독점한 듯한 우월감으로 국민을 가르치려 한 오만에 대해 심판한 것이다. 말만 시끄러운 계몽정치를 걷어치우고 민생을 중시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미 각종 선거를 통해 43대 0으로 집권세력에 그러한 의미의 경고를 날렸었다. 대선은 그런 민심의 완결편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신당은 여전히 꿈속을 헤매고 있다. 대선 사상 531만 표 차라는 유례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 앞에 반성할 환골탈태보다 당권이 그렇게 화급하고 중요한가. 당권을 경선으로 하느냐 추대로 하느냐는 국민에게 전혀 관심 밖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은 무려 63%의 지지를 받았다. 자칫 총선에서마저 진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현상이다. 건강한 정치 지형은 보수와 진보가 병존하는 것이다. 보수의 타락을 견제하기 위해 진보의 가치가 필수적으로 발현해야 민주정치인 것이다. 신당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돌아선 국민이 감흥을 느낄 자기혁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제 대선에 일정한 책임이 있는 김한길 3선 의원이 총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신당 쇄신의 계기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스스로 인적 쇄신을 못 하면 총선에서 국민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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