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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 몸 성히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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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성히 잘 있거라

권석창

자주 가던 소주 집

영수증 달라고 하면

메모지에 '술갑' 얼마라고 적어준다.

시옷 하나에 개의치 않고

소주처럼 맑게 살던 여자

술값도 싸게 받고 친절하다.

원래 이름이 김성희인데

건강하게 잘 살라고

몸성희라 불렀다.

그 몸성희가 어느 날

가게문을 닫고 사라져버렸다.

남자를 따라갔다고도 하고

천사가 되어 하늘로 갔다는

소문만 마을에 안개처럼 떠돌았다.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

몸 성히 잘 있는지

소주를 마실 때면 가끔

술값을 술갑이라 적던 성희 생각난다.

성희야, 어디에 있더라도

몸 성히 잘 있거라.

소백산맥 자락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어 선생님. 우리말을 가르치는 분이라서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었겠다. 그릇을 '그륵'이라 불러도 그릇 그 자체에 변함이 없고, 술값을 '술갑'으로 적어도 받을 돈이 달라지지 않는데 왜 우리는 그토록 사소한 것에 가시랭이가 돋는가.

그나저나 시인은 김성희가 되게 좋았나 보다. 이름자로 놀려먹는 일은 어느 정도 호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 소주처럼 맑은 '국민학교' 시절 자주 놀려 먹던 호순이, 병순이, 종철이, 붕훈이.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 우리 만나게 될 머지않은 그 '뒷날', 그날까지 부디 "몸 성히" 잘 있거라.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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