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은 크게 늘고 있지만 취업 체질은 허약하기 이를데 없다. 여성주간(7월1~7일)을 맞아 통계청이 내놓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의 40% 정도가 고용 안정성이 극히 낮은 임시'일용직에 몰려 있다. 남성의 두배 수준이다. 평균 임금도 남성 취업자의 61%에 불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화 등과 함께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이 과거와 비할 수 없을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2007년 여성 취업자 수는 980여만 명으로, 1천만명선에 육박했다. 여성 취업자의 19%가 전문 관리직에 종사하며, 전문관리직 비율의 남녀간 격차 또한 10년전 9.1% 포인트에서 작년엔 4.9% 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일부 전문직 분야에서는 '女風(여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초'중'고 여교사 비율은 2007년 60%를 넘어섰고,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은 68%에 이른다. 1992년 1.0%였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8대 국회에선 14%로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이런 지표는 극히 일부 분야에만 국한될 뿐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할만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열악한 취업 구조는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29%에 불과, 남성(43%)에 비해 크게 낮다. 여성 취업자의 약 30%는 임시직, 10%는 일용직이다.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불안한 여건에서 일하고 있다. 게다가 OECD 국가의 여성 평균 임금이 남성의 81%인데 비해 61% 수준에 그치는 현실은 여성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열악한 취업 구조 및 임금 격차는 결국 자녀 양육문제와도 연결된다. 워킹맘들 중 육아 부담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재취업 때도 직장 복귀가 보장되지 않아 임시'일용직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경력이 단절되다보니 임금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무엇보다 일과 육아를 함께 해결할 수 있게끔 취업현장의 가족친화적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과 출산율은 비례한다. 정부와 기업체의 강도 높은 개선 의지와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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