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돌아온다. 그들의 씀씀이가 멈춘 소비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국내 민간 소비는 둔화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내수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천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관광 수입이 전체 국내 소비의 2.5%에 이르며, 외국인 유입 확대가 내수 진작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예정이다. 여전히 관광 수요가 특정 국가·지역에 편중돼 있어 구조적 개선도 시급하다. 2천만 명 유입이 일자리와 지역 균형으로 이어지려면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5일 발간한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의 국내소비 활성화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2천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9년 코로나19 이전 최고치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 시대'의 개막을 예고한다. 올해 관광 수입은 202철5천 달러, 원화 기준 29조4천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명목 국내 소비(1천167조8천억 원)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국내소비 둔화 보완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 분기 동안 민간 소비 증가율은 정체되거나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분기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 2025년 1분기에는 0.6%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소비 증가율은 각각 1.3%, 0.8%를 기록해 민간소비를 앞질렀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외국인 소비의 증가가 지목된다. 국내소비는 민간소비에서 내국인의 국외소비를 빼고, 외국인의 국내소비를 더한 개념으로, 외국인의 씀씀이가 국내경제를 직접적으로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내국인 소비 둔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국내소비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광산업은 숙박, 음식, 교통 등 다양한 내수 산업과 직결돼 있어 그 효과는 단순한 소비 확대를 넘어선다는 설명이다.

◆올해 관광수입 29조4천억 추산…외국인 1인당 146만 원
2025년 관광수입은 29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5년 1~4월 평균 원/달러 환율(1천450.2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다. 외국인 1인당 평균 지출은 1천8달러, 원화로는 146만2천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4년에만 1천637만 명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여왔다. 2025년 4월 누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558만 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별 비중을 보면 중국(28.1%), 일본(18.7%), 대만(9.8%), 미국(7.7%) 순으로 주요 관광객 유입 국가로 집계됐다. 이들 상위 4개국이 전체 관광객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보고서는 "관광객 유입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국가 다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수도권 집중 뚜렷…"지방 관광 분산해야"
보고서는 또 관광 수요가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을 구조적 문제로 꼽았다. 2024년 외래 관광객의 서울 방문 비율은 78.4%로, 부산(16.2%), 경기(10.0%), 제주(9.9%) 등 지방과의 격차가 컸다.
이는 관광 소비가 지역경제로 연결되지 못하고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이에 따라 교통 접근성 개선, 지역별 특화 콘텐츠 개발, 지역 축제와 연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확대 등 지역 분산형 관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관광산업 성장 도모해야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 증대는 단기 소비 활성화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관광산업은 고용 유발 계수가 높은 산업으로, 보고서는 이를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과 연계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관광 스타트업 창업 지원, 관광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확대, 관광가이드 등 현장 직무 교육 강화 등도 필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직무 연계형 맞춤형 취업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관광산업이 고용 사각지대 해소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은 단순한 관광수입을 넘어 숙박, 음식, 교통 등 다양한 내수 분야로 연계되며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만큼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광 수요를 분산한다면 지역 단위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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