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세관창고 무엇이 많이 걸릴까?

명품<짝퉁<중국산 약

▲ 국내반입금지 물품을 몰래 들여오다 압수된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대구 국제공항의 세관 유치창고에서 직원이 유치품목을 정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국내반입금지 물품을 몰래 들여오다 압수된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대구 국제공항의 세관 유치창고에서 직원이 유치품목을 정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지난 3일 낮 12시쯤 대구국제공항 입국 심사대. 중국에서 도착한 승객들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물품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랗게 줄을 섰다. "가방 좀 보겠습니다." 한 40대 남자의 가방이 열렸다. 세관 직원은 '거편통'이라는 글씨가 쓰인 의약품을 발견했다. "국내 반입이 금지된 품목입니다. 압수하겠습니다."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국내 반입 금지 물품을 몰래 들여오려는 여행객들과 세관 직원들간의 '조용한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의 압수품목을 보면 중국산 '짝퉁' 유입은 줄어든 대신 중국산 의약품 반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대구공항 압수창고에 유치된 불법 반입물은 578건. 지난해 같은 기간 636건에 비해 조금 줄었다. 여행자의 의식이 나아지고 있는데다 대구공항의 주 취항지인 중국이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자체 검역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세관 관계자의 얘기다.

3일 오후 3시쯤 대구국제공항에 있는 세관 유치창고 내부. 창고는 다소 썰렁했다. 대구국제공항의 경우 주 취항지가 대부분 중국이고, 여객 편수도 많지 않아 고가의 압류물은 거의 없다. 세관 직원은 "고가 명품이나 반입금지 품목을 대량으로 들여오는 인천공항과 달리 대구공항은 저가의 짝퉁제품이나 소규모 물품반입이 대부분"이라며 "침체된 지역경기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현재 보관 중인 물품은 100여점. 중국에서 들여온 가짜 명품 골프채와 가방, 시계 등이 눈에 띄었다. 각종 의약품과 담배, 양주도 간간이 보였고 장난감 권총도 있었다. 세관 관계자는 "단골 유치품목인 중국산 짝퉁 물건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했다. 중국이 국제교역 마찰을 피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세계 최대 짝퉁 시장인 상양시장을 폐쇄하고 가짜명품의 유통을 공식적으로 차단했기 때문.

짝퉁 물건은 올 상반기 138건을 적발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222건)에 비해 84건이 줄었다.

하지만 마약성분이 들어있거나, 성분이 모호한 중국산 의약품 반입이 요즘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세관 유치창고 내 압수품목 1위가 중국산 의약품이다. 상반기 동안 170건이 적발됐는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건가량 늘었다. 홍삼, 비아그라류, 웅담, 기타 건강식품 등을 더하면 200건이 훨씬 넘는다.

일시 보관되는 유치물건은 한달 내로 세금을 내고 주인이 찾아가거나, 주인이나 위임을 받은 이가 외국에 나갈 때 찾아갈 수 있다. 소유권을 포기할 경우 담배 등 상품성이 있는 품목은 공매를 거치지만, 가짜물건이나 의약품은 소각처리된다.

세관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입출국 검역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반입제한 품목을 가져오다 적발되면 현지에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여행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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