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해양심층수를 개발하자

세계적으로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자연에 대한 보호·관리의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같은 의식은 소비자의 소비의식을 바꿔 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웰빙' 차원을 넘어 자신의 건강과 더불어 자연 환경을 좀 더 생각하는 '로하스(LOHAS)'를 추구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깨끗하면서도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질 좋은 물은 인간 생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로하스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에서 수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질의 먹는 물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템의 하나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해양심층수다.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의 깊은 바다에 존재하며 해류를 따라 자연적으로 순환·재생되고 있는 천연의 수자원이다. 연중 안정된 저온성을 유지하고 표층의 바닷물과 섞이지 않아 청정하면서도 무기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동해에는 이런 양질의 해양심층수가 형성돼 있다.

우리는 해양심층수의 독특한 자원적 특성을 이용해 식품·의료·미용·건강·레저 등과 같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해양심층수를 담수화해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먹는 해양심층수나 청량음료와 주류 등 다양한 마실거리를 제조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해양심층수 농축액이나 추출물질을 원료로 이용해 소금, 두부, 간장, 조미료 등 건강식품 분야와 화장품, 의약품의 제조, 목욕요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해양심층수의 저온·청정성을 이용해 수산물의 양식, 농작물의 재배와 온도차를 이용한 에너지 자원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개발여하에 따라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해양심층수는 미래의 물이라고 부를 만하다.

국토해양부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새로운 해양산업의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지난 2월 4일 시행된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그것이다.

지역에서는 울릉미네랄(주)가 국토해양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 면허를 취득, 사업추진에 날개를 달았으며 이어 울릉도 저동, 태하지역도 취수해역으로 지정돼 울릉도가 해양심층수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년 전 지하 50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로 만든 맥주가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던 것처럼 해저 수백m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로 빚어낸 고품격 주류가 출시돼 소비자의 입맛을 바꿔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올 가을쯤이면 해양심층수로 만든 마시는 물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며 해양심층수를 원료로 해 만든 여러 가지 제품들도 우리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해양심층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신생 산업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일과 해양심층수의 담수화나 수질조정을 위한 핵심부품과 소재기술을 완전히 국산화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토해양부, 포항지방해양항만청, 경상북도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상품개발과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권준영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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