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을 풀어봅시다]여성 불감증

복압성 요실금 수술을 하려는 여성에게 수술 후 성감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다는 설명을 하다가 보면, 50평생에 아직 한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참담한 심정을 호소하는 환자를 종종 보게 된다.

여성에게만 있는 불감증은 섹스에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또는 처음부터 성욕이 결여된 상태를 말한다. 어떤 특정한 남성에 대해서만 불감인 것을 상대적 불감증이라 하고, 모든 남성에 대해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절대적 불감증이라 한다. 절대적 불감증은 흔히 기질적 장애에 기인된다. 예를 들면 당뇨병, 영양실조, 뇌하수체'갑상선 질환, 뇌'척수손상 등의 경우 성욕의 결여와 성적 만족감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예에서 그 원인이 정신과적으로 무의식의 억제에 있는 수가 많다. 즉 지나친 순결교육이 몸에 밴 여성, 실현 불가능한 특정한 사람에 대한 성적 욕구가 고착된 여성, 또는 동성적인 성욕으로 기울어 질 때 등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경우는 주된 성감대가 음부에 있지 않고, 신체의 다른 부분(유방'입술'귀 등 )에 있을 수가 있다. 섹스 전희에서 이런 이상 성감대에 대한 애무가 무시되면 성적 불만을 가져오기도 한다. 불감 여성 중에서 가끔 성적 쾌감을 맛보는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실은 성욕이나 쾌감이 결여돼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므로 본인 스스로가 의식 못하는 정신적 억제 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감증은 그 수가 적지 않을 뿐더러 이것으로 인해 결혼생활의 조화를 파괴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불감 여성은 쉽사리 열등의식에 젖게 되고, 또 여러가지 노이로제(신경증)에 빠지게 한다. 간혹 무턱 댄 만족감을 추구하다보면 행실이 나빠질 유혹의 위험성도 있다.

불감증을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결혼생활의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면 불감증 그 자체는 치유되지 않는다. 정신적 억제 배경은 덮어두고, 열등감을 없애주고, 흥미나 활동을 다른 방향으로 배출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방법들이다. 불감증을 얘기할 때 비교되는 것이 성교통이다. 성교통은 정상적인 성욕은 있으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때로는 불쾌하거나 동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불감증과는 다른 것이고 남녀 각각 원인이 따로 있다.

박철희(계명대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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