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전당대회 이후 10여일 만인 16일 사무총장 등 후속 당직인선을 마무리함에 따라 당내권력지형이 완연히 달라졌다.
박희태 대표체제로 출범한 한나라당은 당초 '탕평'을 전면에 내세운 박 대표가 화합형 당직 인선을 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친이' 일색으로 회귀했다.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을 친이계가 모두 접수한 것이다.
이번 당직인사의 핵심은 사무총장직이다. 사무총장의 권한이 여당답게 강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권영세 사무총장 후임에 친이계 중에서도 친이재오계로 분류되고 있는 3선의 안경률 의원이 결국 기용됐다. 친이재오계라는 당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은 사무총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오계는 차명진 의원까지 대변인으로 내세우면서 약진했다.
이명규 의원이 맡고 있던 제1사무부총장에는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이, 제2사무부총장에는 원외의 최동규 당협위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또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이명규 제1사무부총장이 자리를 옮겼고, 홍보본부장은 한선교 의원이 맡았다.
이 밖에 윤리위원장에는 최병국 의원, 인권위원장에는 친박인 이인기 의원, 인재영입위원장에는 정의화 의원이 각각 임명됐고, 지방자치위원장은 정진석 의원, 대외협력위원장은 임해규 의원, 국제위원장은 전여옥 의원이 각각 맡게 됐다.
법률지원단장에는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 노동위원장에는 강성천 의원이 내정됐다. 대변인은 조윤선 현 대변인과 함께 차명진, 윤상현 의원 등이 임명되면서 3두체제로 재편됐다. 홍보부본부장에는 강승규 의원이, 전략기획본부장 산하의 기획위원장과 정보위원장에는 정태근 의원과 현경병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3선의 송광호 의원과 원외인 박재순 전남도당 위원장에게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전략기획본부장, 대변인 등 알짜 자리를 친이계가 차지하면서 친박인사들이 구색 갖추기로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불만도 없지 않다.
실제 '화합'을 내세웠던 박 대표가 친박인사를 핵심 당직에 기용하려고 했지만 핵심 친이 인사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당직 인선이 미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박 대표가 탕평책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친이계가 당을 접수한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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