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질나는 성서공단 '자전거 메카'

달랑 2km 조성…추가 확장 필요

앞으로 대구 성서공단의 출퇴근 길이 한결 편해질까? 오는 9월쯤 자전거전용도로가 일부 생기지만 예산문제로 자전거전용도로 확장은 계획만 있을 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공단에는 모두 5만3천600여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어 인근 도로는 아침 저녁마다 출퇴근 차량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이곳 근로자 대부분은 출퇴근 전쟁을 치르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달구벌대로와 지하철 역이 인접해 있지만 공단 내로 들어가는 이동수단이 거의 없다 보니 꽉 막힌 도로에 승용차를 올리거나 택시 등으로 다시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취재진이 21일 오전과 오후 출퇴근길에 지켜본 성서공단 일대 교통난은 너무나 심각했다. 달구벌대로는 승용차 행렬로 붐볐고, 공단 내 이면도로 곳곳에는 승용차들이 꼬리를 문 채 주차돼 있었다.

지하철 역과 연계된 버스노선은 5개. 이마저도 배차간격이 길어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만만찮았다.

성서공단관리사무소에서 출퇴근 시간대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두 대에 불과해 근로자들을 실어나르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출퇴근 때만이라도 노선을 증설하려고 해도 버스회사의 근로조건 등 여러 문제와 맞물려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성서공단은 평지인데다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곤 공단 내 교통량도 적어 인프라만 잘 갖춘다면 자전거 메카의 최적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달서구청은 지난달부터 공단 내 동아일보 네거리~갈산로~달서로에 이르는 2㎞ 구간에 '자전거전용도로 공사'를 하고 있다. 달서구청 한의수 건설과장은 "현재 성서공단에 일부 자전거도로가 나 있지만 이것만으로 자전거 이용자를 늘리기에는 부족하다"며 "성서공단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성서공단을 자전거 메카로 추진하는 데는 추가 도로가 필요하지만 대구시의 관심이나 지원은 거의 없다는 것. 역이나 버스정류장 인근에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해야 하는 것도 역시 예산문제가 걸림돌이다.

공단 근로자 박철영(32)씨는 "달서구 이곡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했지만 지난주 도로에서 차와 부딪칠 뻔한 후에 다시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며 자전거전용도로의 추가 설치를 요구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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