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우리 땅 가는데 정부 허가 받으라니…"

12년 만에 다시 찾은 그 섬…국민 하늘 관광길부터 열어야

▲ 독도 동도 접안시설에서 만난 주민 김성도씨(오른쪽)와 서도 어업인대피소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 독도 동도 접안시설에서 만난 주민 김성도씨(오른쪽)와 서도 어업인대피소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망망대해 동해바다를 1시간쯤 헬기로 달려 만난 독도. 동도와 서도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뤄진 독도는 하늘이 우리에게 내린 축복임에 틀림없다. 1996년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을 놓고 한일간에 독도 영유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방문한 후 12년만에 다시 찾은 독도! 기자를 맞은 것은 바람과 파도 그리고 괭이갈매기였고, 독도경비대원들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전국민의 영토 수호 의지가 들끓으면서 독도는 지금 큰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와 정부가 일본의 계속되는 독도 침탈행위에 맞서 독도 수호를 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세가 된 독도 개발. 그러나 독도 수호를 앞세운 개발사업은 철저한 검증 후에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독도의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개발에는 현실적으로 넘기 힘든, 넘어서는 안될 자연환경적인 제약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우선 개발 과제는 접안시설=1996년 당시와 비교해 독도에 달라진 것은 접안시설이 새로 생긴 것뿐이다. 독도경비대 건물과 계단, 어업인대피소 등은 단장됐지만 예전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동도 앞 접안시설은 유람선을 타고 온 관광객들을 맞고 있으나 온전한 구실을 못하고 있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접안이 안 되기 때문에 힘들여 독도를 찾은 관광객 상당수는 선상 먼 발치에서 독도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날 한겨레호를 타고 독도를 찾은 경북도 여성단체협의회 회원 60여명도 접안시설에 발을 올리지 못했다.

경북도는 동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150m 길이의 방파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방파제는 독도 접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동서와 서도 사이의 파도 길을 막지 않고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독도마을 조성, 대피소 확장 등은 재고해야=독도마을 건설과 대피소 확장 등은 재검토해야 한다. 10가구가 사는 독도마을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데 수십명쯤 될 주민들이 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피소도 마찬가지다.

독도 주민 김성도씨는 "문어를 잡고 전복 등을 채취하는 독도의 어업 활동은 이미 끝난지 오래다"며 "독도를 찾아 장기간 머무르는 연구 인력 등 방문객들을 상대로 한 숙박 사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독도에는 이들 시설을 지을 마땅한 부지가 없다. 토목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시설 조성은 엄청난 환경 파괴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하늘길 관광 열어야=독도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효율적인 수단 중 하나가 헬기나 경비행기를 이용한 하늘길 관광이다. 하늘길이면 울릉도에서 1시간이면 독도를 다녀올 수 있다. 포항 등 동해안에서 울릉도까지는 헬기로 40~50분이면 갈 수 있다. 세계 유수의 관광지는 모두 하늘길 관광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늘길 관광은 환경 파괴 논란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울릉도에 경비행장을 건설하는 것이 급선무다.

독도에서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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