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공·학과 융합이 '미래 과학 트렌드'

[DGIST 교육기능 선진국서 배운다] (하)DGIST 교육틀 이렇게 짜

▲ 교육기능 개설을 앞둔 DGIST는 세계적인 연구소들이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 융합 연구를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을 찾는 것에서 앞으로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경.
▲ 교육기능 개설을 앞둔 DGIST는 세계적인 연구소들이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 융합 연구를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을 찾는 것에서 앞으로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경.
▲ DGIST 조감도.
▲ DGIST 조감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Media Lab(미디어융합연구소) 소장인 프랭크 모스는 "미래 과학기술의 중심은 뇌와 나노과학·생명과학이 기존의 디지털·디자인 연구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한결같이 전자공학을 대체할 미래의 과학기술 키워드로 기술·예술·문화가 결합된 형태의 먹을거리 산업이 자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심리학·뇌과학·컴퓨터공학·로봇공학·디자인의 융합체인 '감성컴퓨팅'처럼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명공학, 의과학 등 융합기술산업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고 융합기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국가만이 지배적인 경제우위를 지켜간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최초로 MIT Media Lab처럼 과학기술과 예술, 비즈니스를 결합한 형태의 연구소 설립을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과학기술 트렌드는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DGIST 개교준비위원회 한 관계자는 "DGIST 교육과정은 당초부터 융합기술대학원, 소형 연구중심대학원으로 만든다는데는 관계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점에서 미국 MIT 미디어랩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정훈 MIT교수는 "세계적인 대학이 된 미국의 브라운대학, 칼텍은 과가 없다"며 "DGIST가 한국의 일반 대학처럼 과를 분리하고 학문간 경계와 장벽이 높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과, 전공개념의 학제를 만들고 교육을 하기보다는 관련 분야 전문가와 연구원들이 융합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실(LAB) 중심의 교육과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일본 토쿄 이화학연구소처럼 대학은 아니지만 뇌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받아서 교육하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최소의 인적자원으로 연구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유명 연구소들과 연계·협력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해외 연구소와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연구원들이나 학생들을 파견할 수 있고 또 해외의 우수 연구원들을 데려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력 연구소들은 대부분 해외 연구소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받고 연구효과도 극대화 하고 있다.

해외 스타과학자를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성호 UC버클리대 교수는 "학기단위나 단기간에 집중강의를 하는 스타과학자를 활용해 연구방향을 결정하고 지휘하는 디렉터로 활용하면 우수 학생과 연구원들을 유치할 수 있고 연구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제 연구소간 공동연구·협력이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해외 유명연구소와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실사업(KORUS TECH)을 적극 활용, 대형 프로젝트를 따오거나 연구시너지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DGIST가 MIT공대, 현대자동차 등과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자동차 관련 연구 프로젝트는 이같은 프로그램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사례.

DGIST 개교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은 학부생의 경우 지역 학생들이 중심이 되겠지만 타 시·도에서도 절반을 채우는 유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특히 과학기술고 출신 학생들을 모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은 해외로 눈을 돌려 제3국의 우수인력을 유치, 연구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 학생들을 많이 유치하면 영어공용권 캠퍼스를 만들기가 쉽고 지역대학들의 반발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시설면에서도 DGIST는 국내 기존 연구소나 대학들처럼 학과를 구분하거나 단과대학별로 별도의 건물을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미국 UC버클리대의 스탠리홀이나 MIT 미디어랩처럼 각 전공자들이 한자리에서 모여 대면접촉과 수시로 연구협의를 할 수 있도록 연구실과 연구실, 기능이 다른 건물끼리도 소통할 수 있는 공간확보와 연결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김성호 UC버클리대 교수는 "DGIST가 큰 틀에서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가, 또 어떤 기여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역할개념에서 출발해 다른 대학·학과에 도움이 되는 시설제공과 연구협력 시너지를 높이는 관점에서 교육기능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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