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점검 미비가 화근…해병 초소 붕괴 조사결과 발표

포항의 '해병대 해안초소 붕괴 사망 사고'(본지 23일자 1·6면 보도)는 초소 등 시설물의 노후와 이에 대한 군 당국의 안전점검 미비로 일어난 사고였다.

24일 해병대 사고합동조사단은 사고 후 이틀간 벌인 조사 결과 "초소 지붕 위 앞쪽에 참호 용도로 쌓아둔 10kg짜리 모래주머니 60여개의 무게를 해풍으로 노후화된 두께 15cm 철근 콘크리트 지붕이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당초에는 초소 지붕 위에서 무너진 모래주머니 수가 40여개인 것으로 파악했으나 이보다 많은 60여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사고 현장을 정밀분석한 군 관계자는 "해안침투에 대비하기 위해 바다 방향인 지붕 위 앞쪽에만 무게가 600kg에 이르는 모래주머니를 쌓아 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모래주머니 더미가 누르는 압력 때문에 건축물의 균형이 깨지면서 지붕이 앞쪽으로 붕괴됐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서 군 시설 현대화와 전문인력 확보 등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사고초소는 무려 30여년 전에 지은 노후시설이지만 지금껏 방치되어 왔으며, 일선 부대 시설물 안전점검을 위한 전문인력도 태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군내 시설물 보강·증축에도 건축 전문가의 감리과정이 절실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는 지적이다. 현재 군 공병대에는 대학에서 건축계통을 전공한 장병들이 상당수 있으나 현장지식이 부족하고 그나마 병력도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시설물 안전점검 활동을 벌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냈다.

게다가 예산부족으로 전문업체에 시설물 안전점검을 위탁 의뢰할 형편도 못 된다는 것.

한편 국방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전군에 시설물 안전진단과 노후시설 보수를 긴급 지시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