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이제 사볼까'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미분양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분양시장'에 할인 아파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계약자들이 내놓은 마이너스 매물 중심으로 '할인시장'이 형성됐지만 일부 시공사들이 준공이 끝난 단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일부 단지에서 분양가 이하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
부동산 업계는 "시공사들이 회사 이미지 실추나 기존 계약자들의 민원을 우려해 올 상반기까지는 공식적으로 분양가 할인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할인에 나서는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수성구도 할인 아파트 등장
서울에 본사를 둔 A사는 수성구에 분양한 아파트를 10% 전후 할인된 가격에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을 이끌어왔던 수성구에서 시공사가 아파트 분양가 할인판매에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IMF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초기 분양에서 110~120㎡(30평형대)의 중소형 분양을 80% 이상 끝냈지만 중대형의 상당 부분이 미분양으로 남은채 준공을 맞으면서 미분양 아파트 할인 분양에 나섰다.
A사 관계자는 "당초 분양가보다 3.3㎡당 200만원 정도 할인된 800만원대에 판매를 하고 있다"며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많지만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다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월배와 성당동 등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달서구도 B건설사가 분양시장에서 '우량주'로 통하는 80㎡(20평형대)까지 5~10% 할인된 가격에 판매에 나서고 있다.
모 분양대행사 대표는 "임대용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주택공사나 자금력을 갖고 미분양 아파트를 대량구매하는 업체들에게 분양가의 80% 전후 가격에 미분양을 통째로 넘기는 시공사들도 있다"며 "미분양 할인판매에는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양가 직접 할인판매는 아니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각종 조건 등을 내걸며 사실상의 '분양가 할인'을 하고 있다.
중대형 단지가 몰려 있는 수성구 수성3가 지역에서 분양한 업체들의 경우 계약금 1천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입주후 잔금유예 등을 통해 158㎡(48평) 기준으로 당초 분양조건보다 2천만~3천만원대의 가격할인 조건을 내걸고 있는 상태다.
◆내집 마련 기회
원가 이하 판매나 분양 조건 변경은 시공사나 당초 계약자에게는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할인 아파트 등장은 실수요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또다른 기회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데다 건자재값 및 택지비 상승 등 원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앞으로 분양가는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 미분양 대부분이 2006년 이전 분양 물량인 만큼 원가 구조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분양 물량이 지난해부터 급감하고 있어 현재 2만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아파트 입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내년 봄철 이후에는 신규 단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분양가 할인' 아파트 선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분양가 이하 판매에는 시장 침체도 있지만 단지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입지나 최초 분양가 등에 대한 비교 검토가 있어야 하며 분양가 할인은 없더라도 미래가치 등을 감안해 미분양을 고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분양가 할인은 없더라도 입지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시장침체로 인해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의 선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