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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에게 휴식처를…정태경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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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경 작
정태경 작 '아름다운 시절'.

맨드라미·호박 등 흔한 식물 소재/산업화 시대 자연에 대한 그리움 담아

서양화가 정태경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 풍경, 사람을 소재로 잊혀져 가는 기억과 추억의 아련함을 이야기한다.

그가 경북 성주 작업실 주변 자연의 모습들을 소박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아트갤러리 청담에서 10월 5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작품 소재는 칸나, 모란, 맨드라미, 호박, 접시꽃 등 시골길 어디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또 마당 한 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무리지어 핀 맨드라미 위로 정오의 햇살이 지나가고 까칠하게 마른 무나 배추장다리꽃의 줄기와 꽃대들에서는 스산함과 시간을 견뎌낸 칼칼함이 묻어난다. 이에 비해 잎이 큰 칸나는 풍성함과 촉촉함을 머금고 있다.

작품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명제를 달고 있다.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는 자연에 대한 도시인들의 그리움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작품으로 지난 4월 고토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진 적이 있다. 하지만 작품 경향은 몇 개월 사이 많이 달라졌다. 고토갤러리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은 구상보다 추상에 가까웠지만 이번에는 구상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한층 정돈된 느낌으로 마음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전원의 꽃을 표현한 작품들은 도시인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휴식처를 제공한다.

미술평론가 강선학씨는 "작가가 주목하는 대상은 별나지 않아 눈이 가기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래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다. 이런 부담없는 시선이 완성도를 따지기보다 사물들과의 교감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담 없음이 뜻밖의 감성을 만나고 그 감성의 진지함이나 생생함이 독특한 미학적 성과로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아트갤러리 청담에 가면 앞 마당을 베개 삼아 그림같이 누워 있는 유등연지를 만날 수 있다. 며칠 전 그곳을 찾았을 때 연을 가득 품은 유등연지가 여름 한철 만개했던 연꽃을 떠나 보내고 있었다. 일반인들과 다른 차원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감흥이 현대적 미학으로 승화된 30여점의 그림이 유등연지 연꽃의 빈 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054)371-2111.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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